화제
▲홍준표 대구시장. /대구시청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아무 일 안하고 국민 세금만 낭비…방치할 이유 없어”
그동안 ‘갑질’, ‘통제’ 등 날선 용어를 써가며 행정안전부를 비판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번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겨냥했다. 그는 “(공수처가)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국민 세금만 낭비한다”며 공수처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홍 시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며 “문재인 정권의 상징이자 옥상옥의 불필요한 사정기관 공수처는 이제 폐지할 때가 됐다”고 썼다.
그는 “전혀 수사 기능도, 수사 능력도 없는 검찰과 경찰의 옥상옥 기관을 계속 방치해 두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며 “더군다나 최근 공수처장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면 더더욱 그렇지 아니하냐”고 비판했다.
홍 시장이 지목한 ‘어처구니 없는 행태’는, 최근 김진욱 공수처장이 새해 시무식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린 일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은 지난 2일 공수처 시무식에서 독일 본회퍼 목사의 시 ‘선한 능력으로’를 소개한 뒤, 해당 시에 곡을 붙인 찬송가를 불렀다. 이런 사실이 바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불교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자 김 처장은 곧바로 사과하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그는 “공수처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공직자이자 수사기관장으로서 특정 종교 편향적으로 비칠 수 있는 언행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교계는 김 처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전날 오후 늦게 위원장인 도님 스님 명의로 내놓은 성명에서 “공수처장은 누구보다도 정치적·종교적 중립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함에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개인의 종교를 여과 없이 드러낸 행위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1월 출범한 권력형 비리수사 전담 기구다. 대통령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기관으로 법관·검사·고위 공무원에 대한 기소권을 갖게 돼 주목을 받았지만, 출범 이후 역할이 미미하고 성과가 초라하다는 비판에 직면해왔다.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정례브리핑을 통해 “인력운용이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행정인력 이탈을 방치할 경우 내년엔 수사관들에게 행정 업무를 맡길 수밖에 없다”고 인력 부족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