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지핀 박지원, 나경원·유승민 겨냥…“당대표 안 나오면 ‘정치생명’ 끝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대통령실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나경원 전 국회의원에 대해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대통령실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지 않은 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국회의원을 향향해 "반드시 당 대표에 나와서 (당선)돼도 좋고 안 돼도 처참한 꼴을 당하면, 국민이 있다. 안 나오면 정치생명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박지원 전 원장은 10일 방송된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전당대회와 관련, "민심을 갖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당심을 갖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결단을 해야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이 이들의 출마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 전 원장은 "대통령실은 미래가 아니다. 이 분들이 미래"라고 반박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반대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에 대해선 "대한민국 국민의힘 정치는 오직 윤석열 대통령 한 분 뿐"이라며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계속 거짓말 하신다"고 직격했다.

박 전 원장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 해놓고 딱 스타트가 100% 당원 경선, 국민은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레드카드를 줄 사람한텐 안 주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이제 나경원 전 의원에게 줘버린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을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나 전 의원이 까칠한 거다. 대통령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박 전 원장은 유 전 의원과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가 볼 때 유승민 전 의원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또 좌고우면하면 다음 대통령 후보, 서울시장이고 안 된다"면서 "내가 나 전 의원한테 오늘 전화해서 '당신 나와라, 난 표도 없지만 나는 국민인데 참 당신 잘 한다'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 전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쳐드렸으므로 사의를 표명합니다"라며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으로 3·8 전당대회 당권 도전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놓은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결혼하면 4000만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전환, 둘째·셋째 출산 시 각각 원금 일부 또는 전액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의 출산 장려 정책을 언급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을 이해한다면서도 일부 정치인들이 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저출산 위기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고, 청년들의 주택 부담이 특히나 큰 우리의 경우 실무적 차원에서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해외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곡해를 하는 일은 지양해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