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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배정남 "이성민은 귀인, 시험지 제출하는 느낌이었다" [MD인터뷰](종합)

시간2023-01-18 15:53:36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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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모델 겸 배우 배정남이 절친한 배우 이성민을 '귀인'이라 칭하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영웅'의 배정남을 만났다.

동명 창작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영화 '보안관', '오케이 마담' 등에서 활약해온 배정남이 독립군 최고 명사수 조도선으로 변신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조도선은 백발백중의 사격 실력으로 독립군 동지들을 구해내며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

배정남은 영화 속 실존 인물 가운데 역사적 사료가 가장 적었던 조도선 역을 맡은 만큼 역사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사격은 물론 러시아어까지 맹연습하며 진심을 더했다.

배정남은 연출을 맡은 윤제균 감독을 놓고 "친구 같은 감독"이라며 "권위의식이 있었다면 질문을 못 했을 거다. 그런데 끄집어내주더라. 하고 싶은 게 있었다. 감독님이 '해보자'고 하셨다. 동네 형 같았다"며 "쌍천만 감독에다가 무섭겠지 했는데 전혀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슷비슷한 역할만 들어왔다"며 "'배정남이 이런 것도 할 수 있네?'하고 만들어준 게 감독님인 것 같다. 기존 캐릭터가 있되 선을 넘는다. 대중이 보기에도 낯설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배정남은 "처음 감독님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헷갈려하면 감독님이 보여줬다. 연기를 잘하셔서 이해하기 쉬웠다. '이렇게까지 섬세하나?' 싶었다. 안 보이는 부분까지 잡아주셨다"고 이야기했다.

배정남은 설 연휴를 앞두고 "'영웅' 단톡방에 '아직 안 끝났다'고 했다"면서 "설날이 있잖냐. 우린 떨어지지 않는다. 특이하다. 설 연휴에는 350만까지 갈 수 있다. 시간 많잖냐"라고 웃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영웅'은 250만 누적 관객을 넘어섰다. 관객 사이에선 'N차 관람' 열풍이 불고 있다. 배정남은 "이렇게까지 'N차 관람' 많이 하는 관객들을 처음 봤다. 열 번씩 봤다고 하는데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선배 이성민 역시 '영웅'을 관람했다고. 배정남과 이성민은 영화 '보안관', '미스터주: 사라진 VIP'에 함께 출연하면서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 배정남은 "무대인사를 돌 때 형이 와서 힘을 실어줬다"며 "희한하게 형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게 부모님께 시험지를 제출하는 느낌이다. 다른 형이나 선배들에게는 편하게 '영화 잘 봤냐'고 물어보겠는데 형에게는 조금 부끄럽다"고 쑥스러워했다.

이성민이 진양철 역으로 호평받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놓고는 "'재벌집'은 형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 장난 아니라고 하니 '그렇다 카대~'라고 하더라"라며 "진양철 회장이 침 흘리는 장면이 있다. 직접 보니 확실히 달랐다. 건강하게 잘 살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정남은 "형을 통해 역할에 안 빠져 있고 빨리 내려놓고 잊어버리는 걸 배웠다"며 "형은 많이 겪어보셨을 거다. 좋은 어른이 옆에 있어 좋다"고 했다.

딸처럼 아끼는 반려견 벨의 건강 상태도 알렸다. 벨은 급성 디스크로 인한 전신마비 증세로 수술대에 올라 큰 응원을 받았다. 배정남은 "걷긴 하는데 혼자 서지 못 한다. 아직까지 대소변은 도와야 한다. 수의사들이 제일 놀란다. 수술하길 잘했다"고 설명했다.

무려 6개월 동안 벨의 재활 치료를 곁에서 지켜보며 "부활은 재활이라 느꼈다. 그만큼 만든 것도 대단하다"고 한 배정남은 "초반에는 멘탈이 부서졌다. 그런데 이렇게도 살 수 있겠더라. 휠체어로 살 수 있잖냐. 정신은 멀쩡하다.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배정남은 "벨이 인복이 많다"면서 미소 띤 뒤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 잘 이겨내고 있다"며 "벨 때문에 책임감이 생겼다. 이제 열 살 됐다. 9년 동안 사랑을 받았고 이젠 내가 줘야 한다. 대형견 수명이 짧다. 다 주겠다는 마음이다"라고 애틋해했다.

10여 년 동안 모델과 배우의 길을 겸하고 있는 배정남은 "좋은 사람을 많이 알아 행복하다. 작품을 통해 배우, 감독, 스태프들을 안 게 재산"이라며 "욕심은 있되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1년 하고 그만둘 게 아니잖냐. 길게 보고 가는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웅'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사진 = CJ ENM]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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