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소크라테스는 2022시즌 KIA에 입단할 때부터 제2의 로저 버나디나로 큰 기대를 모았다. 포지션이 중견수로 같으며, 중거리 타자인데다 수비와 주루까지 두루 갖춘 것도 공통점이다. 버나디나가 2017~2018년에 워낙 빼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여전히 KIA 팬들의 향수를 불러모으는 선수다.
소크라테스는 자연스럽게 버나디나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2022시즌 127경기서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 OPS 0.848을 기록했다. 리그 최상위급 성적과 거리가 있지만, 재계약을 따내기에는 충분히 좋은 성적표였다.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서 내년에도 KIA에 남으면, 버나디나를 넘어 역대 KIA 최고 외국인타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타격에서 생산력을 더 발휘해주면 KIA로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아무래도 작년 7월2일 인천 SSG전서 김광현의 투구에 코뼈가 골절된 뒤 공백기를 가졌고, 후반기에는 생산력이 다소 떨어졌다. 전반기 76경기서 타율 0.332 11홈런 46타점이었으나 후반기 51경기서 타율 0.281 6홈런 31타점이었다.
KIA가 소크라테스에게 재계약을 준 건 다치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 생산력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도 투영됐다. 또한, KIA가 올 시즌에는 단순히 5강 진입에만 만족할 수 없다. 이래저래 소크라테스가 좀 더 해줘야 하고, 풀타임 성적표도 궁금하다.
지난 시즌에 내부에선 소크라테스가 중앙 외야보다 코너 외야가 어울린다는 평가도 있었다. 소크라테스의 중견수 수비력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때때로 타구 판단과 넥스트 플레이가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다. 수비력은 보통 이상이지만 리그 최상위급은 아니다. 2차 스탯을 봐도 그렇다.
어차피 타격이 최대 강점이니, 수비 부담을 줄이고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려면 중견수보다 좌익수나 우익수가 어울린다는 분석. 그러나 현실화되기 어렵다. 우익수는 나성범이 버티고 있다. 그렇다고 좌익수로 가면 김석환, 이창진, 고종욱, 이우성 등이 사실상 기회를 잃는다.
리그 최강 수비수 김호령이 타격을 대폭 업그레이드, 주전 중견수로 뛰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김호령은 대수비로 쓸 수밖에 없다. 팀에서 소크라테스보다 나은 중견수는 현 시점에선 없다. 6월에 돌아올 최원준이 과거 중견수로 뛰기도 했지만 코너 외야수에 적합하다. 전역 후 나성범과 코너 한 자리씩 책임지면, 소크라테스의 코너 이동은 불가능하다.
큰 문제는 없다. 다만, 현대야구에서 주전 중견수가 극강의 수비력을 가질 때 얻는 이점이 많은 건 사실이다. 소크라테스로선 그런 선수들보다 더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면 된다. 그럴만한 잠재력은 있다. 소크라테스가 KIA 장수 외국인타자로 가는 시험대에 오른다.
[소크라테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