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추신수(SSG)가 지난 21일 미국 댈러스 한인 라디오 프로그램 ‘DKNET’에서 내놓은 발언들이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안우진(키움)의 WBC 대표팀 미발탁 이슈와 별개로, 본인의 국가대표팀에 대한 얘기도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다.
사회자는 추신수가 국가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먹튀’라는 말까지 과감하게 꺼냈다. 실제 추신수는 성인대표팀이 참가한 메이저 국제대회를 기준으로 2009년 WBC 및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만 참가했다. 이후 더 이상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2020년까지 메이저리거였다. WBC 외에는 국제대회 참가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야구 팬들은 추신수가 메이저리거가 참가 가능한 2013년 WBC와 2017년 WBC에 불참한 것을 두고 아쉬움을 표한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은 이후 국가를 위해 봉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러자 추신수는 2017년 WBC 불참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되묻고 싶다. 내가 안 나갈 이유가 있나. 아프지 않은데. 안 나갔다고 말씀하시는데, 2016년에 부상을 네 번 당했다. 시즌 중에 종아리가 거의 끊어져 8주 진단을 받았다. 허리 수술을 했고, 사구를 맞아 손목이 부러졌다. 그렇게 네 번 부상을 당하고 2017년 WBC 출전에 대해 단장님에게 얘기했다. 단장님은 '절대 안 된다'라고 했다. '우리가 주는 연봉이 얼마인데 다치면 어쩌냐고'라고 했다. 심지어 스프링캠프는 재활하는 기간이었다”라고 했다.
솔직한 심경토로가 이어졌다. 추신수는 “아시안게임에 뛰고 (대표팀에)못 나간 걸 안다. 그래서 더 나가고 싶었다. 사장님까지 왔다.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가는데, 올해 우승해야 한다. 작년에 다쳤기 때문에 안 가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WBC에 가서 부상해서 1~2달 못 뛰게 되면 연봉을 안 받겠다는 말까지 했다”라고 했다.
추신수는 2013-2014 FA 시장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2016년 부상과 부진으로 2017년에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자신은 무조건 WBC에 뛰고 싶은데 구단의 만류로 못 나갔다는 얘기다. 이해가 된다. 심지어 추신수는 구단이 WBC 출전을 만류하는데 자신의 뜻대로 나갔다가 실제로 다치면 뒷감당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궁금한 건 2013년 WBC다. 추신수는 이 프로그램에서 2013년 대회 불참 이유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 사실 야구에 관심이 많은 팬들은 추신수의 2016년 줄부상을 잘 알고 있으며, 2017년 대회 불참에 대해선 이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WBC라는 대회 자체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며, 각 구단들은 WBC보다 구단 이익을 우선시하는 풍토도 안다.
그러나 2013년 대회는 2010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치러진, 사실상의 첫 메이저 국제대회였다. 야구 팬들은 추신수가 항저우에서 병역혜택을 받은 이후 국제대회 참가에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주장의 근거로 2013년 WBC 불참을 꼽는다. 심지어 당시에는 부상 이슈도 없었다.
2013년 WBC 당시 KBO와 류중일 감독은 추신수를 예비엔트리에 넣었다. 당연히 최종엔트리에도 넣을 심산이었다. 그러나 KBO는 2012년 12월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속팀 적응훈련을 위한 개인사정으로 대회 불참을 통보한 신시내티 추신수를 엔트리에서 제외했다”라고 했다.
추신수에게 2013시즌은 예비 FA 시즌이었다. 더구나 2012시즌 직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되면서, 새로운 팀에서 뭔가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었다. 결국 추신수는 당시 국가보다 개인사정을 앞세웠다. 팬들이 아쉬워하는 게 이 대목이다. 그러나 정작 추신수는 2013년 대회 불참에 대한 얘기는 쏙 빼놓고 2017년 대회 불참에 대해서만 자세하게 설명했다.
물론 이 방송의 사회자가 2013년 대회를 따로 언급하지 않아서 추신수도 얘기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리고 2013년 대회 불참에도 팬들이 모르는 속사정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본인은 대회에 나가고 싶었는데 신시내티가 뜯어말렸을 수도 있다. 진실은 추신수만 안다.
추신수는 본인의 WBC 관련 논란을 알고 있다면, 기왕이면 2013년 불참 이유에 대해서도 얘기하는 게 좋았을 것이다. 2017년 대회보다 2013년 대회 불참에 대한 논란이 더욱 큰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평소 책임감 있고 사려 깊은 추신수라서 이 대목이 씁쓸한 건 사실이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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