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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무소속 의원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경원 전 국회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해 초선 의원 일부가 이른바 '연판장'을 돌린 것과 관련해 "지금처럼 초선을 줄 세우고, 초선이 소신 없이 권력에 줄을 선다면, 오히려 정치 해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양향자 의원은 26일 '초선 줄 세우기 정치, 국민 비판 크다'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꼬붕(子分:부하의 일본말)정치'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에게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개 촉구했다. 지난 17일 '초선 연판장'을 통해 나 전 의원에게 대통령에 대한 공개 사과와 불출마를 압박했던 인사 중 한 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의원은 "이번 설 명절에 수많은 시민을 만나 민심을 들었다. 가장 많은 비판이 그 연판장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언론도 '패권 돌격대', '공천 줄서기'라고 나무랐다. 여권의 대선배는 '아예 공천을 안 줘야 국민의힘이 산다'고 격노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세상은 주로 젊은 사람이 바꾼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소장파, 쇄신파…"라며 "초선은 늘 새로움과 소신의 대명사라고, 그래서 대통령도 당대표도 선배 의원도 초선의 집단 의견을 존중하고 때로는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나는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선 연판장 등 신참이 소신을 밝히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고, 이는 조직 주류의 각성을 일으키는 행위"라면서도 "이번 연판장은 어떤가. 용기가 필요한가. 조직을 위한 것인가. 각성을 일으켰는가"라고 나경원 전 의원에게 연판장을 돌린 국민의힘 내부 일부 초선 의원들을 공개 저격했다.
양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서도 "민주당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야당의 소위 '초선 돌격대'라고 불리는 분들이 국민의 목소리, 다른 목소리, 용감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강성 지지층의 편에서,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다른 의견을 배척하고 공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크다"고 꼬집었다.
그는 "총선 때만 되면 '물갈이' 얘기가 나온다"며 "초선의 국회 진출은 계속 늘어나지만, 정치는 나날이 퇴보하고 있다. 초선이 정치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끝으로 양 의원은 "1970년대 '40대 기수론'을 이끌었던 YS와 DJ의 정치는 용기가 있었고, 정치권과 대한민국에 큰 각성과 감동을 줬다"며 "초선인 나는 오늘도 자문해본다. 나는 용기 있게 정치하고 있는가. 소신 있게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는가. 정치권과 대한민국에 어떤 각성과 감동을 주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자문하며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앞서 전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여당 초선 의원들의 연판장과 관련해 서명 과정과 비판 수위가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조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대통령을 공격, 비판하는 듯한 태도는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입장을 표명할 수가 있다"면서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가령 성명의 내용을 본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의 태도는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물어 잘못됐다고 (답하니) 이름이 올라간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명문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짚었다. 조 의원은 "당의 선배에 대해 비판을 하더라고 딱 객관적 사실을 적시하고 조언하는 형태가 돼야 된다"며 "그런데 그 성명의 내용이 너무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성명서 작성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적인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초선 의원들의 처지는 이해한다"는 짤막한 입장을 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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