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간판타자 나성범의 가치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숫자가 144, 그리고 320이다. 나성범은 2020년 9월24일 LG전부터 2022시즌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10월8일 KT전)까지 320경기 연속 출전했다. NC 시절이던 2021년과 KIA에서 보낸 첫 시즌까지 2년 연속 전 경기에 나섰다.
알고 보면 나성범은 툭 하면 전 경기에 나가는 사나이다. 1군 데뷔 3년만인 2015년에 처음으로 144경기 모두 나갔다. 2016년까지 2년 연속 성공했고, 잠시 숨을 고른 뒤 2018년에 다시 전 경기에 나갔다. 2019년 5월3일 KIA전이 그래서 악몽이었다. 주루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23경기 출전으로 시즌을 접어야 했다.
선수생활에 꽤 치명적인, 특히 내구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부상이었다. 그러나 나성범은 나성범답게 돌아왔다. 2020년에 130경기에 나갔고, 이후 또 2년 연속 144경기에 출전했다. 데뷔 후 10시즌 동안 무려 다섯 차례 전 경기에 임했다.
비록 2020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나가고자 하는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2019년 치명적인 부상이 나성범에겐 엄청난 불운이었다. 그 여파로 미국에서의 가치가 깎인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나성범은 포기하지 않고 정진했고, 리그 최고 왼손타자 중 한 명으로 돌아왔다. 보란 듯이 내구성을 회복했다.
전 경기에 나가면서도 리그 최상위급 성적을 찍어서 더욱 고무적이다. 작년에도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92득점 OPS 0.910을 기록했다. 주요 2차 스탯을 보면 이정후(키움), 호세 피렐라(삼성) 다음으로 좋았다.
KIA가 2021-2022 FA 시장에서 나성범에게 6년 150억원을 투자한 건, 성적과 내구성 모두 빼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나성범은 데뷔 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전경기 출전에 도전한다. 현역 선수 중에선 배정대(KT)가 2020년부터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전 경기에 나갔다. 물론 생산력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나성범은 올해 34세다.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다.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면 더 높은 기록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현역 최다 연속경기 출전 보유자는 황재균(KT)의 618경기다. 현재진행형인 선수 중 최다 연속경기 출전자는 439경기(2019년 9월20일 롯데전~)의 배정대.
좀 더 위로 올라가면, 역대 1위 최태원(1009경기)을 논외로 쳐도, 나성범과 꽤 거리가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622경기의 김형석, 615경기의 이범호, 606경기의 김인식 등이 있다. 448경기의 박해민(LG)은 배정대에게 추월을 허용할 위기다.
나성범이 이범호 타격코치 앞에서 이범호의 기록을 넘볼 수 있을까.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KIA와의 잔여 5년 계약기간에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이범호 코치도 KIA에서 계속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면, 나성범이 점점 이 코치와의 격차를 좁히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KIA 1군의 타격을 진두지휘하는 지도자와 KIA 최고타자는 연속경기출전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2023시즌을 준비한다.
[나성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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