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코치라면 데려오고 싶다.”
키움은 대승적 차원에서 FA 정찬헌의 사인&트레이드를 추진하기로 했다. FA 시장이 열릴 때부터 정찬헌과의 계약에 관심이 없었다. 사인&트레이드조차 생각하지 않고 방관해왔다. 그러나 33세 우완투수가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자 숨통을 열어줬다.
정찬헌 측은 키움에 고맙다는 반응이지만, 사실 키움으로서도 선수가 이대로 프로에서의 생명이 끊기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부담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정찬헌은 LG 시절 허리수술 후 철저한 관리를 받았지만, 더 이상 건강이슈가 있는 투수가 아니다. 아직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미 10개 구단의 1~2군 스프링캠프 명단이 확정됐다. 정찬헌 에이전트 브리온컴퍼니 박희진 팀장은 “이제 찬헌이의 필요성을 생각해주는 구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이다. (계약하는 구단의)1군 캠프를 당장 따라가긴 어렵겠지만, 최대한 빨리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야 2군 캠프부터 가든 개인훈련을 하든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박희진 팀장은 25일 키움의 사인&트레이드 협조에 대한 연락을 받은 뒤 곧바로 대다수 구단에 연락했다. 서울에서 개인훈련 중인 정찬헌의 투구 영상도 빠짐없이 돌렸다. 정찬헌은 현재 건강하며, 특정한 보직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계약만 하면, 곧바로 캠프에 합류할 수 있는 몸 상태다.
3~4개 구단으로부터 정찬헌 영입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애당초 B등급 보상이 아닌, 사인&트레이드라면 정찬헌을 원하는 구단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박희진 팀장은 “캠프 가기 전에 연락이 올지, 조금 더 눈치싸움을 해서 2월까지 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팀이 결정돼야 선수가 확실하게 준비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마침 사인&트레이드가 결정된 26일은 정찬헌의 생일이었다. 요즘 정찬헌은 개인훈련을 하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는 후문이다. 분명한 건 정찬헌의 가치를 아는 구단이 있으며, FA 미아로 남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박희진 팀장에게 “코치라면 당장 데려오고 싶다”라고 했다. 그만큼 정찬헌은 LG 시절부터 덕아웃 리더로서 젊은 투수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친 선배다. 키움에서 보낸 1년 반 역시 그랬다. 젊은 투수들이 정찬헌을 잘 따랐다. 어느 팀을 가더라도 잘 융화될 수 있으며, 어떤 보직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다.
박희진 팀장은 “조건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부분을 욕심 내기보다 먼저 제안이 오는 구단과 되도록 계약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했다. 먼저 제안이 오는 구단과 키움 사이에서 입장을 조율해 최대한 빨리 사인&트레이드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키움도 기왕 사인&트레이드를 하기로 한 만큼, 어지간한 조건이면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들이 2월 스프링캠프, 나아가 3월 시범경기를 치르다 보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핵심전력으로 생각한 투수가 갑자기 부상할 수도 있고, 팀의 목표가 수정되면서 투수가 더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정찬헌에게 2월의 구세주가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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