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사이드암 임기영(30)도 통합우승 시즌이던 2017년부터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어왔다. 아직 한 번도 시즌 10승을 따낸 경험은 없다. 그러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단조로운 투구패턴에서 벗어나 투심과 커브도 섞는 등 경쟁력을 높여왔다. 지난 몇 년간 KIA에서 임기영만큼 꾸준히 등판한 4~5선발도 없었다.
그런 임기영에게 2022년은 유쾌한 시즌이 아니었다. 26경기서 4승1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24에 그쳤다. 리그 최다패 투수였다. 그런데 임기영은 26경기 중 10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할 정도로 아주 크게 무너졌던 것도 아니다.
퀄리티스타트 10회를 기록한 경기의 평균자책점은 2.94로 우수했다. 그런데 그 10경기서 1승4패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한 경기서 타선의 도움으로 3승을 올리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한 경기의 승률이 너무 떨어졌다.
투수의 승리에 대한 가치가 예전같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선발투수에게 선발승은 의미 있는 훈장으로 여겨진다. 투구내용이 조금 좋지 않아도 승리투수가 되면 기분전환이 되고, 탄력을 받아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주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임기영이 유독 타선과 엇박자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임기영에게 올 시즌이 작년보다 더욱 험난해질 조짐이다. 자칫하면 선발투수 한 자리를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KIA 선발진은 토종 에이스 양현종에 새로운 외국인듀오 숀 앤더슨, 아도니스 매디나가 1~3선발을 이룬다. 3년차 이의리도 이젠 굳은 자라고 봐야 한다.
남은 자리가 임기영의 몫이 되는 듯했지만, 충암고를 졸업할 특급신인 윤영철이 선발진 경쟁에 도전장을 낸다. 윤영철은 KIA가 작심하고 육성하는 특급 유망주다. 애리조나 캠프에 유일하게 참가하는 신인이기도 하다. 경기운영능력과 변화구 구사능력 등은 이미 신인급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충암고의 2022시즌 황금기를 이끈 에이스였으며,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서 이승엽 감독이 이끈 몬스터즈의 레전드 은퇴타자들을 쩔쩔매게 했다. 이승엽 감독과 박용택 등 몬스터즈 핵심 타자들은 한~두 번도 아니고 세 차례 정도 윤영철을 상대했음에도 확실하게 공략하지 못했다. 물론 예능프로그램, 아마추어 무대, 프로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윤영철의 떡잎이 남다른 건 확실하다.
여기에 2019년 1차지명 김기훈도 선발진 경쟁에 가세한다. 상무에서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었고, 2022시즌 막판 복귀에 왼손 불펜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다른 후보들을 차치하더라도, 임기영에겐 김기훈과 윤영철이 만만찮은 경쟁자들이다.
임기영이라고 무조건 자리를 내준다는 법은 없다. 선발투수의 경험에선 김기훈, 윤영철보다 한수 위다. 다만 사이드암이라는 특수성, 중간계투도 가능한 점 등이 오히려 김종국 감독의 선택지를 늘리는 부분이다. 올 시즌 KIA 선발진의 짜임새가 한결 좋아질 조짐이다. 다만, 생애 첫 선발 10승에 도전하는 임기영으로선 험난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에겐 애리조나의 잠 못 드는 밤이 기다릴지도 모른다.
[임기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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