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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검찰 조사 이후 퇴장할 때 20여명의 의원들이 또 집단 동행한 가운데,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이 문자를 통해 소속 의원들의 ‘귀갓길 마중’을 사전에 독려했던 것으로 29일 확인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변호사만 대동해 출석하겠다며 동료 의원들의 동행을 극구 만류했지만, 뒤에서는 당 지도부 차원에서 참석하라는 ‘시그널’을 준 셈이라 ‘방탄쇼’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이 대표가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전날 오후 3시 50분쯤, 조 사무총장은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이 대표의 조사가 10시쯤 마무리될 것 같다며 ‘함께 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조 사무총장은 문자에서 “혹독한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것처럼 순리와 진실의 힘을 믿는다”면서 “시간이 되시는 의원님들께서는 함께 응원해주셔도 좋겠다”고 했다.
이는 이 대표의 측근이자 당의 인사권과 살림 등을 총괄하는 ‘실세’ 사무총장이 소속 의원들에게 ‘이 대표의 귀갓길을 지켜달라’는 은근한 압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읽힌다.
앞서 조 사무총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홀로 가겠다는 이 대표의 뜻이 확고하다. 당은 그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는데, 대내적 메시지에서는 입장이 180도 뒤바뀐 셈이다.
이에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박찬대·장경태·서영교 최고위원, 김성환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등 당의 지도부는 물론, 양이원영, 이해식, 김병기, 주철현, 이수진, 김남국, 김민석, 김승원, 김병주, 권인숙 의원 등 20여명의 의원들이 이 대표가 검찰 출석을 마치는 시점에 맞춰 마중을 나갔다.
앞서 검찰 입장 때 10명 안쪽의 의원이 동행한 것과 대비했을 때 동행 의원의 숫자가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여당 측 ‘방탄 프레임’ 공격을 저지할 목적으로 당내 ‘당·개인(이재명) 분리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사무총장의 문자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대표가 당내 ‘검찰 리스크 분리 대응’ 요구를 의식한 듯 변호사만 대동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비명계 의원들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의원들의 개별적인 동행을 막지 않은 데 이어, 사무총장의 신호탄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이전 조사 때와 비슷한 ‘방탄 정당’의 모습이 연출됐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혼자 검찰에 나가면 당에게 버림받은 ‘왕따’ 이미지로 보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보도가 나갈 것이 우려됐다”면서 의원들의 동행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 측에서 이 대표 수사 상황을 두고 ‘조국 사태’가 연상된다고 주장하는 만큼, 의원들의 이 대표 수호가 ‘방탄 정당’ 이미지를 부각할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의원들에게 오지 말라고 했던 건 연극이 아닐까?”라면서 “연극이 아니라면 실제로 오지 말라고 하면 안 와야 한다. 아닌 척하면서 오면 즐기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당연히 방탄이 강화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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