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어깨 위로 날아오면 도망가든 준비해!"
김대유는 지난해 11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4년 총액 65억원에 LG 트윈스로 이적한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 2010년 신인드래프트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의 지명을 받은 김대유는 SK 와이번스, KT 위즈, LG에 이어 다섯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대유는 입단 초 여러 팀을 전전하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2021시즌 필승조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좌완 사이드암의 독특한 투구폼을 바탕으로 2021시즌 64경기(50⅔이닝)에서 4승 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2.13으로 활약하며 재능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21시즌에 비해 성적이 조금 떨어졌으나, 김대유는 지난해에도 59경기(39⅔이닝)에 등판해 2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했다. 김대유는 두 시즌 연속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두터운 뎁스를 지닌 LG의 보상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KIA로 이적하게 됐다.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KIA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김대유는 "해외 스프링캠프를 오랜만에 가는데 설레기도 하고 약간의 걱정도 있다. 이제 호흡을 맞춰봐야 하니까 긴장도 되는 것 같다"며 "이사 때문에 운동을 늦게 시작해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지만,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LG라는 엄청난 팬들을 보유한 구단에서 뛰었지만 KIA팬들의 성원에 감동을 받았던 김대유다. 때문에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로 직접 이동해 입단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만큼 책임감도 따른다"며 "잠에 들기 전에 문득 떠오를 때는 한 번 더 다짐하면서 운동도 하고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김대유는 "TV를 통해 야구를 보시는 팬분들도 많지만, KIA 팬분들은 야구장에 찾는 인원 자체가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직접 야구장을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결코 쉽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분들께 예의를 지키고 싶어 (지명 이후) 광주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LG를 떠나는 과정에서 친정 선수들과 나눈 대화는 없을까. 김대유는 "일단 공 빠지는 것을 모두 두려워한다. (김)현수 형은 장난으로 며칠 전 인사를 나누면서 '어깨 밑까지는 실수로 인정을 하겠다. 다만 어깨 위로 공이 날아오면 오해를 할 테니 그때는 도망가든 준비를 하라'고 하시더라"며 "'2023시즌을 잘 보내라'는 등 동료들이 많이 챙겨줬다"고 활짝 웃었다.
2021시즌 혜성같이 등장한 김대유는 필승조의 핵심으로 활약했으나, 사실 2022시즌에는 재작년에 비해 비중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그러나 작년에 '야구를 보면서도 배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공부가 됐다"며 "물론 보직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이제는 혼자 마음속으로 고생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대유는 "KIA에 지명을 받은 후 '이건 기회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됐다는 생각이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는 무조건 잘할 것 같다. 재작년만큼도 충분히 가능하다. 최근 2년간의 성적은 이상적인 수치였다. 이를 평균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KIA 김대유가 스프링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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