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수원 삼성이 국내 전지훈련을 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수원은 지난 시즌에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에 머물며 박건하 감독이 자진 사퇴했고 이병근 감독이 제7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병근 감독은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활용하며 변화를 도모했으나 상황은 쉽지 않았다.
수원은 10위를 기록하며 FC안양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렀다.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2차전 연장 후반까지 스코어는 1-1이었다. 수원은 연장 후반 막판 터진 오현규의 극적인 결승골로 2-1로 승리, 어렵게 1부 리그에 잔류했다.
올 시즌은 악몽과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안양의 공격을 이끌었던 아코스티(31)와 김경중(31)을 영입했다. 또한 브라질 출신의 플레이메이커 바사니(25)를 1년 임대, 전북 현대에서 김보경을 영입하며 선수층을 강화했다. 오현규가 셀틱으로 떠나며 공백이 생겼으나 그에 버금가는 공격수 찾고 있다.
수원의 전지훈련 행보는 다른 팀들과 조금 다르다. 수원은 지난달 3일부터 21일까지 거제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이후 25일부터 이번달 17일까지 제주도에서 2차 훈련을 갖는다. K리그 팀들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만 진행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각 팀들은 해외 전훈을 다시 재개했다. K리그1, 2 포함 총 25개 팀 중 14개의 구단이 태국으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났다. 울산 현대는 포르투갈, 전북은 스페인으로 향했고 FC 서울은 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한다. 유일하게 수원만 국내 잔류를 택했다.
수원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수원 관계자는 “이번 시즌 전지훈련 일정을 지난 시즌보다 빠르게 잡아야 했다. 작년 8월에 훈련지와 일정을 정하게 됐는데 당시만 해도 코로나19에 대한 위협이 계속되고 있었다. 코로나 확산세가 더 심해질 경우 전지훈련 진행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국내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 전지훈련에 대해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돈을 아끼려는 선택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수원 관계자는 “오히려 국내 훈련에서 지출되는 금액이 더 크다. 태국이나 동남아로 가게 되면 전체적인 비용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병근 감독의 의지도 한몫을 했다. 수원 관계자는 “보통 1차에서는 체력 훈련 위주로 진행이 된다. 하지만 이 감독이 1차부터 체력 훈련과 함께 전술 훈련도 진행하길 원했다. 구단에서는 일본을 추천했으나 빠르게 연습 경기를 가질 수 있는 국내 훈련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을 했다”고 했다.
결국 수원의 국내 전지 훈련은 이번 시즌 명예 회복을 위함이다. 코로나19 리스크를 줄이고 1차부터 훈련 강도를 높였다. 훈련지에 정답은 없다. 모든 선택은 최종 성적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된다. 수원도 마찬가지다.
[수원 삼성 이병근 감독·지난 시즌 안양전 단체 사진·수원 삼성 김보경.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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