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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각색과 재현 사이에서 작가는 딜레마에 빠진다. 특히 원작보다 못한 결말이 나오는 경우, 작가는 자신의 역량을 의심받아야 한다.
작품의 각색 또는 재현은 양날의 검이다. 흥행이 보장되어 있지만 원작의 매력 이상을 구현해 내기는 어렵다. 작품을 각색하거나 재현하면서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는다.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더라도 영상에서는 전개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 어느 정도의 각색은 필요하다. 따라서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지적재산권) 기반 드라마는 적절한 각색이 작가의 역량으로 비친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tvN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대부분 원작 그대로 재현했다. 반면 웹 소설을 기반으로 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각색이 극의 재미를 더해 주목을 이끌었다. 두 드라마는 화제를 모은 작품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종영 직후 반응에서 차이를 보였다. ‘유미의 세포들’은 종영 이후에도 사랑받았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은 호불호 갈리는 결말로 원작 팬들의 혹평에 시달렸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경영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전개됐고, 시청자들은 경영을 무너뜨리는 통쾌한 복수를 기대했다. 하지만 ‘재벌집 막내아들’ 진도준이 아닌 국밥집 첫째아들 윤현우로의 끝맺음을 본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처럼 원작을 각색할 때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부족한 결말을 선보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우 각색된 결말을 위해서는 중심 이야기를 다르게 풀었어야 했다.
‘고생은 짧게, 결말은 통쾌하게.’ 사이다를 통한 대리만족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은 통쾌한 결말로 원작 팬들의 만족감을 높였고 드라마는 이 결말을 뒤틀려는 시도가 실패했다. 원작 콘텐츠 팬과 드라마 시청자의 취향에는 차이가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를 고려하여 성공한 각색을 해냈지만 결말까지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통쾌한 복수는 악인의 몰락보다 주인공의 행복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주인공의 복수 서사가 시원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엘리트의 대명사 진도준으로 얻게 되는 힘에 열광했고 진도준으로서 복수하길 원했다. 원작에서는 기대에 부응하여 진도준으로 복수를 끝냈으나 드라마에서는 고생의 대명사인 윤현우로 돌아간 것이 패인이다. 사람들은 시민 윤현우의 복수보다 재벌 진도준의 성공으로 대리만족을 원한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결말을 바꾸거나 서사를 바꿨어야 한다. 윤현우로의 끝맺음을 위해서는 진도준의 경영 이야기로 서사를 쌓을 것이 아니라 윤현우의 복수 이야기로 전개의 개연성을 높였어야 했다. 전개의 중심을 잘못 잡으면 결말과 엇나가는 서사가 쌓이고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무너뜨리는 결말이 나오게 된다.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위해서는 전개의 개연성을 신경 써야 한다. 마지막 화 이전까지 칭찬받다가도 마지막 화 하나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드라마가 되기 십상이다. 시청자들이 기대한 결말이 아니더라도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을 고려해야 한다. 기승전결을 생각한다면 용두용미 드라마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노한빈 기자 1bea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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