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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경주마는 운동선수처럼 타고난 재능이 필수다. 그런 만큼 혈통이 중요할 수밖에 없으며 경마계에는 매년 자마의 총상금을 집계해 최고 씨수말을 뽑는데, 이를 ‘리딩사이어’라고 부른다.
지난해 가장 활약한 경주마 ‘위너스맨’과 서울에서 가장 활약한 ‘라온퍼스트’는 둘다 ‘머스킷맨’의 자마다.
2006년 미국에서 태어난 ‘머스킷맨’은 은퇴 후 본국에서 씨수말로서 활동하다가 2016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자마가 2019년부터 줄줄이 데뷔를 시작해 현재 각종 경주를 휩쓸고 있다. 2019, 2020년에 데뷔한 ‘라온퍼스트’와 ‘위너스맨’이 각각 지난해 약 13억원, 20억원의 상금을 수득했고, 2021년에 데뷔한 ‘라온더스퍼트’도 작년 서울 경주마 중 상금 순위 4위에 랭크 될 정도로 두각을 보였다.
‘머스킷맨’은 총 57마리의 자마가 지난해 304회 출전하여 총 56번의 우승을 따냈고, 그 결과 자마가 수득한 총상금은 약 64억6000만원으로 2022 씨수말 순위 2위 ‘카우보이칼’의 약 57억5000만원 대비 7억 이상 많았다. 더 대단한 것은 출전두당 평균상금이 1억1000만원대일 정도로 다른 순위권 씨수말들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았다.
마사회 관계자는 “머스킷맨은 국내 씨수말로 데뷔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 활동하는 자마가 많진 않지만, 상금이 높은 최고등급 경주에서 우승할 정도로 뛰어난 경주마들을 많이 배출했다”고 소개했다.
‘머스킷맨’이 계속해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자마들을 배출해낸다면, 앞으로 총수득상금은 계속 상승할 수 있다. 이렇게 자마 성적이 좋으면, 부마 가치가 상승해 암말과 교배료 또한 올라간다. 실제로 ‘머스킷맨’ 교배료는 300만원에서 시작해서 지난해엔 1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뛰었고, 교배횟수도 151번으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씨수말 가격은 한 두에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민간에서 직접 도입하기에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마사회는 세계적 수준의 국산마 생산과 이를 통한 국내 말산업 수준 향상을 위해 해외 우수한 씨수말을 수입하여 국내 생산농가에 무상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교배를 지원하고 있다.
제주목장에서 활약 중인 ‘한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씨수말 중 하나인 ‘태핏(Tapit)’의 혈통으로, 국내 씨수말로 활동하며 2020년도 리딩사이어에 오를 정도로 우수한 자마들을 생산했다. 작년에 ‘한센’은 약 73두의 교배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해외 챔피언에 오른 ‘닉스고’도 올해 국내 생산농가 씨암말 10두를 대상으로 약 2,000만원에 해당하는 닉스고의 미국 현지 교배권을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씨수말의 전설로 통하는 ‘메니피’의 경우, 2006년 한국마사회가 국산마 품질 향상을 위해 37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들여와 ‘경부대로’, ‘파워블레이드’와 같은 명마를 탄생시켰다. 2019년에 은퇴했지만 다년간 리딩사이어로 이름을 날리며 한국경마의 수준을 높인 씨수말이었고, 2021년에도 리딩사이어에 오를 정도로 자마들이 그의 사후에도 맹활약 중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머스킷맨과 같은 우수한 씨수말 덕분에 우리 국산마의 능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며 “국내 생산농가의 안정적 경영기반 구축과 소득향상을 지원할 수 있도록 우수 경주마 생산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리딩사이어 머스킷맨, 사진 = 한국마사회]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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