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김진성 기자] “몇 년을 잘해야 김광현(SSG) 선배님과 양현종(KIA) 선배님처럼 인정받을 수 있다.”
안우진(키움)의 생각은 확고하다. 아직 자신은 KBO리그 최고투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큰 틀에서 1년 잘한 선수라는 생각이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안우진이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올라선 건 2021년이었지만, 당시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페널티로 풀타임 소화를 하지 못했다.
결국 30경기서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을 찍은 2022시즌이 첫 선발투수 풀타임이었다. 2018년 데뷔 후 3년간 크고 작은 잔부상이 잦았고, 제구와 커맨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했다. 선수의 애버리지를 3년 정도로 평가한다고 볼 때, 안우진은 적어도 1~2년간 2022시즌에 못지 않은 활약을 해야 한다. 물론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안우진을 데뷔 때부터 꾸준히 현장에서 지켜본 담당기자로선, 확실히 예전과 지금의 안우진은 다르다. 일단 몸이 다르다. 상체가 말랐는데, 지난 1~2년간 눈에 띄게 굵어졌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만난 그는 “몸은 매년 조금씩 커지고 있다. 몸무게는 차이가 없는데, 체지방은 줄었고 근육은 늘었다”라고 했다.
지난해 시범경기 11이닝, 정규시즌 196이닝, 포스트시즌 26,2이닝 등 총 233.2이닝을 소화했다. KBO리그 모든 투수 중 압도적 1위였다. 가장 많이 오랫동안 공을 던졌기 때문에, 올해 부상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버두치 이론에 맞아떨어지는 케이스다.
그러나 안우진은 “트레이닝 팀장님이 방향을 잘 잡아준대로 가고 있다. 한번도 아프거나 불편한 적이 없었다. 비 시즌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작년에 잘 했으니, 그 루틴대로 하고 있다. 나태해지면 예고 없이 부상이 찾아올 수 있다”라고 했다. 비 시즌에도 54K센터라는 곳에서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소화했다.
대신 불펜피칭을 약간 늦게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구단들의 투수 대부분 첫 불펜피칭에 돌입했다. WBC에 가는 선수들부터 속속 스케줄이 잡혔다. 그러나 안우진은 “작년에도 늦게 시작했다. 올해도 2월9일이나 10일 정도에 하려고 한다. 오랜만에 피칭을 하면 경기를 뛰는 것보다 피로가 심하게 온다. 배려를 받은 것이다”라고 했다.
결국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 안우진은 “연습경기, 시범경기도 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2019년 이후 오랜만에 다시 애리조나에 온 것도 좋다. 운동 환경이 너무 좋고 시설도 좋다. 운동할 맛이 난다. 작년보다 더 좋은 시즌을 보내야 한다. 안주하지 않아야 발전할 수 있다”라고 했다.
승리, 패전, 탈삼진보다 볼넷을 줄이는데 초점을 준다. “내가 원하는 공을 원하는 위치에 넣는다”가 이번 캠프의 목표다. 커맨드가 잡힌 투수지만, 좋았던 느낌을 이어가기 위한 나름의 원칙이다. 안우진은 “(이)정후 형도 결과는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하더라.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신경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196이닝과 224탈삼진은 기회가 오면 넘어서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 자체가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기회가 오면 무조건 할 수 있어야 한다. 긴 이닝을 던져야 불펜 형들을 최대한 쉬게 할 수 있다”라고 했다.
1년 반짝 하는 선수는 거부한다. 안우진은 “안 아프고 몇 년을 잘 해야 김광현 선배님, 양현종 선배님처럼 인정받을 수 있다. 한 시즌만에 (KBO리그 최고 에이스)그건 절대 안 된다. 정후 형도 5~6년을 꾸준히 잘 하니 인정받는 것이다”라고 했다.
[안우진.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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