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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경북고를 졸업한 배지환은 지난 2018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맺으며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지환이 재능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2021년. 그는 피츠버그 산하 더블A 알투나 커브에서 84경기에 출전해 63안타 7홈런 31타점 63득점 20도루 타율 0.278 OPS 0.771로 활약했다.
배지환은 더블A에서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유망주들이 총집합하는 '애리조나 폴리그(AFL)' 무대를 밟았고, 지난해 트리플A로 올라섰다. 배지환은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서 108경기에 나서 121안타 8홈런 53타점 81득점 타율 0.289 OPS 0.792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불운이 있었지만, 빠르게 마이너리그를 빠르게 돌파한 배지환은 미국 진출 5년 만인 지난 시즌 막판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미국으로 향한 선수들 가운데 추신수(SSG 랜더스)와 마찬가지로 최단기간이었다.
물론 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재능 있는 유망주가 많은 팀일수록 상위 레벨로 올라서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은 최지만(피츠버그)이 2016년 콜업, 박효준(애틀란타) 또한 2015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맺은 뒤 빅리그 데뷔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결코 느리지 않은 속도였다.
배지환은 지난해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지만, 10경기에서 11안타 6타점 5득점 3도루 타율 0.333 OPS 0.830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초청선수'가 아닌 '메이저리거'로 2023시즌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로 떠났다.
이번 겨울 피츠버그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오래전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해적선장' 앤드류 맥커친이 복귀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최지만이 배지환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는 한국인 후배가 생겼다. 바로 '특급 유망주' 심준석이다.
심준석은 덕수고 시절 공식경기에서 최고 시속 157km를 기록하는 등 남다른 재능을 뽐내며 지난해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제구 난조로 인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평가는 뛰어났다. 'MLB.com'은 심준석을 올해 국제 유망주 랭킹 10위에 올리며 "박찬호가 연상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심준석을 향한 피츠버그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피츠버그 구단 고위 관계자는 심준석의 등판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그 결과 피츠버그는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심준석을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배지환은 맥커친, 최지만과 함께 뛰게 될 기대감을 드러내면서 심준석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배지환은 "선수의 성격과 하기 나름이고, 포지션도 다르기 때문에 내가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것은 오지랖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심)준석이도 인정을 받고 미국에 오는 것이기 때문에 알아서 잘 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으나,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배지환도 이를 모르지 않기 때문에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이제는 내가 하기에 달려있다"며 "개막전 로스터가 욕심은 난다. 올해 첫 번째 목표는 다치지 않고 풀타임을 치르는 것이다. 빅리그에서 나를 1년 내내 시험해 보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피츠버그 파이리치 배지환, 심준석.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피츠버그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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