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박찬호(KIA)는 꿈이 크다. 2022시즌에도 대놓고 얘기하지 않았을 뿐, WBC 출전에 대한 희망을 넌지시 드러냈다. 3년만에 도루왕 타이틀을 되찾았지만, 궁극적인 목적지가 아니다. 박찬호는 올 시즌 도루 비중을 줄이고 타격 생산력을 끌어올려 진정한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나려고 한다.
박찬호는 최근 KIA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위와 같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현재 내 위치를 인정한다. 그러나 미래에는 내가 가장 먼저 거론되고 싶다. 올해일 수도 있고, 내년일 수도 있지만, 목표는 그렇다”라고 했다.
그가 마음 속에 품었던 또 하나의 목표는 골든글러브다. 박찬호는 “작년에는 이런 얘기를 못했다. 창피해서.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는데, 듣는 사람들 생각은 어땠을까. 작년에도 골든글러브가 목표였다. 그러나 말하기 좀 그랬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환골탈태했다. 벌크업에 성공했고, 왼 다리와 어깨가 일찍 열리는 습관도 고쳤다. 130경기서 타율 0.272 4홈런 45타점 81득점 42도루 OPS 0.685 득점권타율 0.277를 기록했다. 생애 최고의 생산력이었다.
박찬호는 “평균적으로 이것도 좋은 성적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올해 목표가 골든글러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적어도 골든글러브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질 정도로 창피하지 않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봤다.
하지만, 박찬호는 오지환이 NO.1으로 꼽히는 현실을 인정하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박성한(SSG)이란 또 한명의 공수겸장 유격수 역시 성장세가 남다르다. 안주하면 퇴보라는 냉정한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박찬호는 NO.1 유격수에 도전하기 위해 스윙 매너니즘을 유지하되, 파워를 더 키워 좌중간과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더 많이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젠 웨이트트레이닝을 안 하면 어색하다”라고 할 정도로 바짝 마른 몸에서 벗어났다. 발이 빠르기 때문에,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더 강한 타구를 날리면 장타력은 올라가게 돼 있다. 당장 홈런 개수를 확 늘리기 어려운 박찬호가 세울 수 있는 현실적 목표다.
또 하나는 수비다. 박찬호는 지난해 1115.1이닝 동안 22개의 실책을 범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타구처리율 89.37%로 내야수 27위, WAA 0.877로 내야수 6위였다. 박찬호의 야구를 지탱해온 수비가, 리그 정상급이지만 탑은 아니었다.
김종국 감독은 내야수들에게 항상 안전한 수비를 강조한다. 화려한 플레이보다 아웃카운트 1개를 확실하게 잡아내는 내실을 원한다. 박찬호도 “확실히 수비를 좀 더 신경 쓴다. 감독님이 주문하는 수비를 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기본적인 걸 급하게 하지 마라는 말씀을 듣는다”라고 했다.
실제 명품 수비수는 화려한 플레이보다 어이없는 실책을 거의 하지 않는 것에서 가치를 높인다. 박찬호가 올해 실책 개수만 확 줄여도, 2루타 개수를 좀 더 높일 수 있다면 NO.1 유격수에 도전할 만한 환경은 조성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당연히 도루왕 타이틀은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박찬호.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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