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키움 포수 이지영(37)에게도 2022년은 뜻깊었다. 박동원(LG)과의 분업 체제를 끝내고 풀타임 주전포수로 보낸 시즌이었다. 성적은 137경기서 타율 0.267 2홈런 37타점 38득점 OPS 0.634. 삼성 시절이던 2016년 129경기를 넘어 개인 한 시즌 최다경기 출전이었다.
여기에 포스트시즌만 무려 15경기를 치렀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제외하더라도 총 152경기에 나섰던 셈이다. 작년 KBO리그 포수들 중 가장 바빴고, 치열했다. 비록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지만, 예비 FA 시즌을 앞두고 연봉 5억원을 돌파했다.
급기야 3월 WBC 대표팀에도 뽑혔다. 리그 최정상급의 수비력과 주자견제능력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 클러치 능력도 나쁘지 않다. 양의지(두산)의 백업으로는 역대 최상위급이다. 최근 키움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만난 이지영은 “아직 대표팀이 와 닿지 않는다. 일단 가서 투수들의 공을 많이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이지영은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의 공을 많이 받는 스타일이다. 그래야 투수의 컨디션과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경기를 조립할 수 있다. 대표팀에서 공헌도를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FA로서의 가치도 상승할 전망이다. 이택근에 이어 키움과 두 차례 FA 계약을 맺는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이지영은 “팀에서 잘 생각해줘서 감사하다. 어린 선수들을 잘 케어하라는 의도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나는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이 팀의 선수이지 FA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FA를 생각하기엔, 아직 멀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팀이 그렇지만 나도 우승을 원한다. 우리 팀 전력도 보강됐다. 작년에도 5강 예측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다. 전력보강을 했으니,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올 시즌이라고 해서 예년과 역할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이지영은 “내가 홈런을 뻥뻥 칠 것도 아니고, 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타석에서 찬스를 이어주는 것이다. 물론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수비에선 1000이닝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작년 994.2이닝으로 리그 2위였다.
작년 가을야구는 준우승으로 끝난 결말만 제외하면, 이지영에게 생애 최고의 가을로 남아있다. “재미 있었다. 삼성에선 진갑용(KIA 수석)코치님과 반반 뛰었다. 가을야구를 많이 했지만 풀타임으로 뛴 건 처음이었다. 값진 경험이었다”라고 했다.
정말 힘들지 않았다. 이지영은 “남들은 포스트시즌서 안 힘들었냐고 하던데, 정말 괜찮았다. 재미있었고, 즐기면서 했다. 야구하면서 그렇게 많이 뛴 것도 처음이었다. 2022년은 행복한 시즌이었다”라고 했다.
키움이 올해 한국시리즈서 우승한다면 더 행복한 시즌으로 기억될 것이다.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내부적으로 사기가 오른 상태다. 이지영은 “144경기를 끝날 때 자신에게 고생했다며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그 순간을 후배들에게 누리게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지영.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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