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첫번째 TV토론에 앞서 천하람· 김기현·안철수·황교안 후보(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후보자 첫 토론회에서 친윤(親윤석열) 실세그룹 지원을 받는 김기현 후보가 비주류 황교안·천하람 후보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다. 제3지대 출신이자 최대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과는 그동안의 공방을 되풀이한 수준이었지만, 토론 복병을 마주친 셈이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TV토론회에서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후보는 울산 지역 4선 의원인 김기현 후보를 상대로 첫 주도권 토론에서 "지금이라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용기 있게 사퇴하시라"고 포문을 열었다.
황교안 후보는 "KTX 울산 역세권 연결 관련 의혹을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며 "김 후보 소유의 땅을 지나가도록 휘어지게 노선을 변경했다는 의혹, 그래서 3800만원에 산 땅에 엄청난 시세 차익이 생겼다고 하는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그 당시 김 후보는 17대 한나라당 울산 국회의원이었고 17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간사였다. 제1정책조정위원장과 원내부대표를 지냈다"며 "권력을 가졌을 때 그런 일을 했다고 비난할 수밖에 없다. 당대표가 이래선 야당과 싸워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황 후보께서 아마 진짜로 그렇다고 생각하고 질문하신 건 아닐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 혹시 '민주당 소속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은 뒤 "문재인 정권이 저 김기현을 죽이려고 영장 신청을 39번이나 하면서 샅샅이 뒤졌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제가 남아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가 해명을 이어가려고 하자 황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이라며 끊고 "그건 본인의 생각일 뿐 절대로 해명될 수 없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을 보시라"며 "김 후보가 만일 당대표가 되면 총선 때 모든 언론, 야당이 다 그 땅 이야기로 도배를 할 것이고 그러면 총선은 필패"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황 후보께서 진짜 민주당 소속 아닌가 생각이 든다. 민주당의 양이원영 의원이 이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에 며칠 전 복당이 됐다"며 "양이 의원에게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정 그렇다면 (차익에서) 90% 할인해 드릴게 10% 가져가시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 95% 황 후보께 드리겠다"고 비꼬았다.
황 후보는 또 "김 후보는 망할 이준석(전 당대표), 그 이준석의 파트너였다. 그를 '존경한다'고까지 했다. 이준석은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공격과 사당화 행태로 국민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 지금도 이준석을 존경하시냐"고 캐물었다.
김 후보는 "'존경하는'이란 말은 관용어처럼 늘 쓰는 것"이라며 "제가 했던 건 우리가 대통령선거를 앞둔 직전 시점이다. 당내에 모든 분란이 다 잠재워져야 선거를 이길 수 있다. 선거를 이기려면 뭐라도 해야지요"라면서 부인했다. 황 후보는 "국민들이 보실 것"이라고 대꾸했다.
황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여러 당을 만드는 당마다 다 망가뜨리고 우리당으로 들어온 뻐꾸기 후보"라며 3개 당에 대해 일일이 '왜 만드셨느냐'라고 질문을 던졌다. 안 후보의 답변을 끝까지 듣는 대신 그는 "세 당이 무너졌다"는 공세를 반복했다.
비윤(非尹)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안 후보에게 "우리 당에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이 있습니까 없습니까"라는 질문으로 파고들었다. 대통령실이 안 후보 등 비주류를 겨냥 윤핵관·간신배 표현 사용을 문제 삼은 것을 상기시키며, 같은 입장을 다시 밝힐 수 있는지 캐물은 셈이다.
안 후보는 "(윤핵관이란) 단어를 만든사람이 바로 이준석 전 대표 아니냐"며 "그런 분열적인 말은 이제부터 나오면 안 된다"고 즉답을 꺼렸다. 하지만 천 후보가 아예 윤핵관 대표 격인 장제원 의원을 지목해 '윤핵관과 손 잡을 생각이냐'고 묻자 안 후보는 "저는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천 후보는 뒤이어 김 후보에게 "대통령께서 만약에 총선 막판에 한 10명 정도만 내가 원하는 사람을 TK(대구·경북)에 공천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면, 직접 전화를 주신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왜 윤핵관들과 손을 잡았느냐"고도 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천 후보는 대통령하고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지 않느냐"며 "대통령과 얘기를 충분히 나눠본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께서 10명을 정해서 어디에다가 내라 할 사람이 아니다.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분"이라고 반박했다.
또 "윤핵관이 나쁜 사람들이냐"는 김 후보에게 천 후보는 "똑같은 진윤(진짜 친윤)감별사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을 "반윤(反尹) 우두머리"로, 안 후보를 '국정운영의 방해꾼, 적'으로 규정한 윤핵관 또는 대통령실 전언을 지적한 셈이나 김 후보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느냐. (총선) 공천이 진행되지 않았는데"라며 비껴갔다.
황 후보는 안 후보에게 2016년 고(故) 신영복씨의 조문을 갔을 때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기린 발언과, 2017년초 범(汎)진보야권 대선주자들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반대 현수막 동반 기념촬영 사례를 물으며 보수 정체성 공격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제가 (신영복씨 빈소에) 갔던 일은 야당이고 거기 가서 '잘 죽었다'고 방명록에 쓰겠느냐"며 "예의상 그런 것이고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러니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사드배치를 합의한 이후 저는 사드배치를 해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2017년에는 (국민의당0 당론도 사드배치로 바꿨다"고 반박했다.
한편 안철수 캠프는 황 후보가 김 후보를 겨냥한 KTX 울산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을 재점화하며 "충분한 해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종철 수석대변인은 "땅 팔러 나온 사람도 아니고 '90%, 95% 땅 바겐세일'이 왜 나오는지 황당한 대답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당과 싸워야 하는 우리 당 지도부에 혹여라도 '울산 꿀단지' 멍에가 씌워서는 안되지 않겠는가"라고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저수지' 의혹에 빗댔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