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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동훈 법무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위원님, 제 말 좀 들어보시면 안 될까요?”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장관은 15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에게 이 같이 호소했다. 비동의간음죄에 대해 질의를 받은 한 장관이 답변하려는데, 권 의원이 여러 차례 한 장관의 말을 끊자 참다 못 해 나온 말이었다.
이날 권 의원은 지난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한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피의자가 100% 입증책임을 져야 된다는 얘기는 정말 거짓말이고, 이건 검사가 해선 안 될 말”이라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제가 ‘100% 피의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걸 말하려는 건 아니고요, 입증 책임이 전환되는 방식으로...”라며 그때 발언의 맥락을 설명하려 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100% 피의자에게 책임이 돌아갑니다’라고 얘길 하셨죠?’ 제가 질문하겠습니다”라고 한 장관의 말을 막았다.
한 장관은 “아니 틀리게 말해 놓고 질문한다고 하면 어떡하느냐”라며 해명하려 했지만, 권 의원은 “지금 강간죄 관련해서 폭행 협박, 어떻게 입증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한 장관이 “위원님 제 말의 뜻은”이라고 운을 떼자, 권 의원은 “어차피”라면서 다시 끼어들어 말을 이어갔다. 한 장관은 “말할 기회를...”이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한 장관이 “저는 법적으로 기소를 20년 넘게 했다”고 말하려는데, 권 의원은 “성폭행 수사해 보셨어요? 성폭행 수사해보셨냐고요”라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당연하죠. 저를 뭘로 보시는거냐”라고 했고, 권 의원 “안다고 하더라도 이런 말을 할 수는 없다. 어떻게 ‘검사가 피고인이 입증 책임을 100% 질 것’이라고 잘못된 선동을 하느냐”고 질문을 반복했다.
두 사람의 이런 대화는 5분 넘게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 장관은 두 손을 들어 올리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거나 한숨을 쉬기도 했다. 권 의원이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한 장관의 말을 막자, 회의장에선 “아이 참“ ”좀 들어보세요” 라는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같은 질의만 되풀이되며 이날 비동의간음죄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못 했다. 결국 한 장관은 “의원님은 토론을 못 하게 하시네요”라고도 말했다.
한 장관은 권 의원과의 질의에서 “제 말 좀 들어달라” “말할 기회 좀 주셔라” “말 좀 끊지 말아달라”와 같은 말을 14차례 정도 한 끝에야 발언 기회를 얻었다.
그는 ‘100% 입증책임’ 발언과 관련해 “동의 여부가 (강간의) 구성 요건이 되는 경우 내심(內心) 입증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제 말은 입증 책임의 사실상의 전환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해당 영상에는 16일 오후 1시 기준 8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경청하지 않는 모습이 아쉽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지난 8일 대정부질문에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태도와 비교하는 반응도 있었다.
당시 류 의원은 한 장관과 같은 주제를 놓고 논쟁했는데, 두 사람은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며 접점을 찾아보려 했다. 윽박지르기나 조롱 등의 말도 오가지 않았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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