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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어떻게 나한테 이래"…김성태, 대질서 이화영에 '버럭'

시간2023-02-16 16:54:56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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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쌍방울 홈페이지, 이화영 전 부지사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우리 회사 망하게 생겼어. 20년을 알고 지냈는데…형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수원지검에서 진행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의 ‘4자 대질조사’에서 김 전 회장은 이 말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1968년생인 김 전 회장은 1963년생인 이 전 부지사를 ‘형’이라고 불렀다. 김 전 회장은 대질신문 내내 이 전 부지사에게 격앙된 반응을 보인 한편, “우리 입장도 생각해 달라”며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15일 오후 5시부터 9시 30분까지 약 4시간 30분 동안 대북송금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를 불러 대질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부지사에게 ‘경기도의 스마트팜 대납’ 등 쌍방울의 대북송금 사실을 알았는지 물었다.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 출장에서 쌍방울 관계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주며 추궁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경기도(이화영)는 쌍방울의 대북송금에 대해 모른다”는 기존 주장을 어어 갔다. 이 전 부지사가 계속 혐의를 부인하자 검찰은 안 회장에 이어 김 전 회장과 방 부회장 등을 차례로 불러 압박한 것이다.

대질 조사에서 김 전 회장과 안 회장, 방 부회장 등 3명은 “이 전 부지사가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면 경기도 대북사업이 어려워진다’며 먼저 대납을 제안해 쌍방울이 대신 냈다”는 동일한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우리 쪽 사람 10명이 넘게 구속됐고, 회사도 망하게 생겼다. 우리 식구들은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호소했다고 한다.

또 “나 (감옥에) 들어갔다 나오면 70세다”“왜 형 입장만 생각하느냐, 우리 입장도 생각해달라”고 설득하다가 “왜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셨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느냐”“(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전·현직) 공무원들은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 이화영 계속 부인하자 김성태 ‘격앙’

그런데도 이 전 부지사가 계속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취지로 부인하자 김 전 회장은 언성을 높이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측이 대북사업 하려고 안 회장을 끼워넣어 북한과 협약서를 쓴 것 아니냐”고 반박하자, 안 회장과 방 부회장도 나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느냐”며 김 전 회장을 거들었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가 계속 혐의를 부인하자 김 전 회장은 쌍방울 임원진에 지시해 대북 송금 자금원 등 관련 내부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질 조사 이후 이 전 부지사는 진술을 거부했다.

조사가 끝난 뒤에도 조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검찰이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대질조사를 추진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대납을 시인하는 순간, 검찰의 수사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향하지 않겠느냐”며 “정치적 야심이 큰 이 전 부지사가 쉽게 입을 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16일에도 구치소에 있는 이 전 부지사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대질신문도 다시 추진했으나 이 전 부지사 측이 거부해 성사되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가 대질신문 조서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해도, 다른 관련자 3명의 진술이 동일하다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간접 증거나 탄핵증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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