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모두들 김연경의 마법이 통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연경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가 있다. 바로 이적생 세터 이원정이다.
이원정은 지난 1월 권순찬 감독이 경질되기 전 2023-24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GS칼텍스에 내주면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세터다.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줄 만큼 권순찬 감독은 이원정을 강력히 원했다.
이원정은 2017-18시즌 1라운드 2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선수로 데뷔 때부터 여자배구를 이끌 차세대 세터로 주목받았다. 선명여고 시절에는 청소년 대표팀 주전 세터로 뛰며 고교무대 정상급 세터로 활약했다. 그녀는 데뷔하자마자 한국도로공사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고, 2020-21시즌 GS칼텍스의 트레블 달성도 함께 한 우승 기운을 타고난 세터다. 지난 시즌 손목 부상을 당하면서 올 시즌까지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권순찬 감독은 이원정이 잠재력을 꽃피울 것으로 판단해 흥국생명 우승을 위한 히든카드로 영입한 것이다.
라운드를 거치면서 기존 세터 김다솔의 플레이가 상대팀에게 분석되었기 때문에 우승 경험이 있는 이원정의 가세는 주공격수 김연경의 점유율을 높이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비록 권순찬 감독이 구단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으로 경질되었지만 이원정 카드는 적중했다.
이원정의 가세로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볼 분배가 높아졌고 팀 공격력이 높아졌다. 김다솔 세터 때 옐레나에게 많은 공격 비중을 뒀을 때보다 공격 효율이 좋아졌다. 옐레나가 전위에 있을 때도 볼 분산이 잘 되며서 공격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김다솔 세터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권순찬 감독은 세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대 배구의 키워드는 속도다. 전 세계 남녀부 모두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플레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리시브와 세터의 능력이 중요하다. 배구에서 세터는 코트의 야전 사령관으로 공격 방향은 세터가 결정해서 올린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옐레나라는 리그 최고의 날개 공격수들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 더 무서워질 수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이원정과 김연경 그리고 옐레나와의 호흡은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권순찬 감독의 마지막 선물이 된 이원정이 선두 탈환에 성공한 흥국생명에 날개를 달아주며 우승이라는 선물까지 안겨 줄지 배구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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