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의 첫 연습경기 수확은 타자들의 좋은 컨디션을 확인한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NC전 직후 “야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와서 흡족하다”라고 했다.
특히 지난 1년~1년 반 정도 깊은 침체에 빠졌던 강백호(KT)가 살아날 조짐이다. 강백호는 경기 전 연습타격부터 큰 타구를 펑펑 날렸다. 이 감독은 웃으며 “연습 때 아무런 필요 없다. 경기 때 잘 쳐야지. 여기에 넘길 선수 많아요”라고 했다.
강백호는 NC 최성영을 상대로 2회에 선제 결승 우중월 투런포를 터트렸고, 7회에도 류진욱에게 우중간안타를 뽑아냈다. 연습타격부터 좋았던 감각을 실전으로 이어갔다. 연습경기이긴 해도, 준비를 잘 하고 있다는 걸 입증했다.
강백호는 2022시즌에 두 차례의 큰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62경기서 타율 0.245 6홈런 29타점 24득점 OPS 0.683. 2018년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이었다. 2021시즌 후반기부터 시작된 부진의 늪이 길어졌다. 올 시즌 연봉도 작년 5억5000만원서 47.3% 깎인 2억9000만원.
절치부심했다. 새벽 6시에 기상해 월풀, 티배팅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먼저 하고 정규훈련을 시작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훈련량도 늘리면서 체중도 100kg 이하로 떨어뜨렸다. 자연스럽게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든다.
무엇보다 히팅포인트를 약간 뒤로 옮긴 변화가 있다. 흔히 장타를 위해 히팅포인트를 당겨야 한다고 하지만, 강백호의 생각은 반대다. 파워는 여전히 자신 있으니, 뒤에서 치면서 변화구를 정확히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데이터팀과의 피드백도 마친 상태다.
이날 홈런 포함 2안타가, 이 감독의 말처럼 반전의 서막이 될까. 아이러니컬하게도 강백호가 잘 쳐도 대표팀에선 타순이 올라가기 어려워 보인다. 이 감독도 “지금 최정, 김현수, 이정후가 있는데 백호가 상위타순에서 치기는 어렵다. 지켜봐야죠”라고 했다. 물론 “컨디션 좋으면 올라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날 대표팀은 이정후~오지환~최정~박병호~김현수~나성범으로 1~6번 타순을 짰다. 이러니 천하의 강백호라도 7번을 칠 수밖에 없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여기에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이 들어온다. 둘 다 상위타순에 들어갈 수 있다. 오지환이 백업으로 밀려나겠지만, 이래저래 강백호의 상위타순 진출은 쉽지 않을 듯하다. 그만큼 대표팀 타선이 강하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짐짓 강백호의 홈런에 농담을 던졌지만, 활짝 웃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누구보다 강백호의 부활을 바라는 지도자다. 이 감독은 “본인의 홈런도 중요하지만, 팀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올 시즌 시작부터 반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에 나온 안타도 좋았다”라고 했다.
[강백호.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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