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FC서울. K리그 전통의 명가이자 K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수도 구단. K리그의 얼굴과도 같은 구단이다.
이런 서울에 팬들은 많은 것을 기대한다. 기대가 큰 만큼 요구하는 것도 많다. 성적이 좋아야 함은 물론이고 내용도 좋아야 한다. 언제나 우승을 다투는 팀이 돼야만 한다. 관중 동원도 1등을 해야만 하는 클럽이었다.
또 팬들과 전문가들은 다른 구단보다 더욱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며 그들을 가혹하게 평가하기도 한다. 서울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수도 구단이기에 받아들여야 하는 현상이다. 그들의 이름에는 K리그 리딩 구단이라는 책임감이 포함돼 있다.
이런 서울에 2018년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서울이 사상 처음으로 파이널B로 추락한 것이다. 게다가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다녀왔다. 가까스로 강등을 면한 서울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팬들과 전문가들이 충격을 받았다. 서울의 자존심은 무너졌고, 서울팬들의 자존심 역시 무너졌다. 실패 속에 교훈을 찾는 법.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라는 희망을 가진 채, 다음을 기약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산산조각이 났다. 악몽의 반복이었다. 2019시즌 3위로 선전하는가 싶더니 2020시즌 9위, 2021시즌 7위, 2022시즌 9위, 3시즌 연속 파이널B로 추락했다. 창피한 성적이다.
처음 추락했을 때나 충격받았지, 그 다음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너무 자주 그러니, 익숙함이라는 감정이 깊숙이 박혀버렸다. 이제 그 누구도 서울이 파이널B로 떨어졌다고 해서 놀라는 세상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서울이 스스로 세상을 그렇게 바꿔놓은 것이다.
2023시즌이 다가왔다. 서울은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안익수 감독도 서울의 선수들도 잃어버린 서울의 자긍심을 다시 찾는 한 해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서울이 파이널B로 추락하면 모든 이들이 충격받는, 그런 세상으로 돌려놓겠다는 결연한 의지였다.
22일 HJ컨벤션센터 강동점에서 열린 'FC서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 참석한 안 감독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팬들의 외침, 팬들의 니즈다. 충족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서울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한 팬들의 위해 성적과 내용 모두 잡을 것이다. 이것이 서울이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황의조의 합류. 서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핵심 동력이다. 그는 "서울이 지향하는 축구를 알고 있다. 많은 경기를 이길 것이고,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도,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 우승후보를 상대로도 꼭 승리해서 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나상호 역시 달라진 서울을 어필했다. 그는 "서울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개막전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황)의조 형도 있고, 모든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올 시즌 기대해도 좋다. 선수들이 매 경기 목숨 걸면서 하면 순위도 따라올 것이다. 스쿼드는 울산, 전북에 밀리지 않는다. 두 팀에 승리를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은 오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2023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달라진 세상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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