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의 2023시즌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외국인투수들의 성공이다. 후반기에 나름 준수했던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를 포기하고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했다. 놀린과 파노니가 피네스 피처라서 단기전서 무게감이 떨어지는 부분을 간과할 수 없었다. KBO리그 역사를 돌아보면, 가을의 승자는 확실한 외국인 파워피처를 보유한 구단이었다.
앤더슨에게 신규 외국인선수 최다 100만달러를 줬고, 매디나도 앤더슨에 못지 않게 강력한 구위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두 사람은 애리조나 캠프에선 실전에 나서지 않았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다.
스프링캠프는 희망을 노래하는 장이다. 김종국 감독은 캠프 인터뷰서 “솔직히 놀린과 파노니보다 기대치는 높다”라고 했다. 전형적인 구위형 외인들이지만, 커맨드도 크게 뒤떨어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게 김 감독 평가다.
김 감독은 “앤더슨과 매디나 모두 쉽게 쉽게 공을 던지는 스타일이다. 특별하게 커맨드가 왔다갔다 할 스타일은 아니다. 크게 보면 비슷한데, 나름대로 주무기는 확실하다. KBO리그에 적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앤더슨은 150km대 패스트볼에 140km대 중반의 고속 슬라이더를 보유했다. 타자들이 흔히 말하는 ‘중 타이밍’의 공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선발보다 불펜 경력이 많지만, 연착륙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매디나는 싱커를 앞세운 땅볼유도능력이 좋은 편이다. 스피드, 종합적인 구위 모두 앤더슨에게 전혀 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낫다는 시각도 있다. 둘 다 적응만 잘 하면, 양현종을 포함해 1~3선발 순번을 어떻게 구성해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KIA에서 최근 가장 성공한 외국인투수는 단연 헥터 노에시와 애런 브룩스다. 둘 다 강력한 구위와 확실한 주무기를 갖고 있었다. 헥터는 2017시즌에 30경기서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심지어 2016년(206⅔이닝)과 2017년(201⅔이닝)에 잇따라 200이닝 이상 먹었다. 브룩스는 불미스럽게 KBO리그를 떠나긴 했지만, 2020시즌 23경기서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을 찍었다.
헥터는 도미니카공화국, 브룩스는 미국 출신이다. 올 시즌의 경우 메디나는 도미니카공화국, 앤더슨은 미국 출신. KIA로선 앤더슨이 브룩스의 2020시즌만큼(혹은 그 이상), 메디나가 2016~2017년 헥터만큼 해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취재진 인터뷰 당시 브룩스와 헥터 얘기가 나오자, 김 감독은 미소를 지었다. 특히 메디나를 두고 “헥터급을 바라지만, 그 정도로 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이닝만 좀 더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10개구단 그 어떤 외국인투수도 헥터의 2017시즌급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2017년 헥터는 2010년대 전체를 돌아봐도 역대급 외국인 에이스였다.
김 감독은 “외국인투수들에겐 승리보다 이닝을 바란다. 두 사람 합쳐 300이닝만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매년 최소 170이닝을 목표로 잡는 양현종과 함께, 1~3선발이 470이닝을 책임진다면, 실제로 KIA는 상위권 싸움을 할 가능성이 크다.
[앤더슨과 메디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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