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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3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유재일'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유재일' 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에 대장동 개발이익 배당금 1822억원(세후 1422억원)을 ‘시민 배당’ 결정했을 당시의 비화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공개된 유튜브 ‘유재일’ 녹화 방송에서 2018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배당금이 ‘1인당 18만원을 성남 시민에게 지급한다’는 시민 배당으로 활용된 배경에 대해 말했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는 경기지사 선거를 4개월 앞둔 상태였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에 대해 “표 계산이 빠르고. 정책이라는 것이 20초 만에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가 뭐냐면 보수, 진보가 아니다. 보수, 진보로 나누면 안 된다”라며 “굳이 따지면 보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용적으로 간다. 동물적인 감각으로”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예를 들어, 대장동 수익 중에서 1800억원을 내가 현금으로 가져오게 됐다고 보고했다”며 당시 이 대표가 “이거 그냥 돈 나눠줍시다. 시민 배당합시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이렇게 해도 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우리가 좀 더 검토해서 한번 따져보면 어떠냐. 무상의료 같은 것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국회 통해서 성남에 의료비, 자기부담금이 얼마나 되는지 그것도 검토를 시켰었다. 그런데 (이 대표는) 아랑곳없다. 시민 배당으로 바로 발표해버렸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래서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하니까, ‘너는 선거를 몰라. 나는 선거를 알잖아. 선거는 우리가 잘 아니까 넌 그것까지 생각할 것 없어’라고 정진상이 말했다”라며 “그다음에 이재명도 ‘오케이 오케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대화 상대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은 채 “(1822억원을) 시민들 나눠준 것이다. 왜 그렇게 하느냐”고 따지자 “돈 주는 거 싫어하는 놈 어딨냐”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2017년 6월 12일 대장동 개발에 따른 배당금 1822억원을 다른 정책 예산으로 활용하도록 승인했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 1인당 18만원을 성남 시민에게 지급하는 ‘시민 배당’ 공약의 재원으로 쓰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정책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바로 시행되진 않았다. 후임인 은수미 시장 취임 후 지난해 ‘재난연대자금’ 명목으로 약 942억원 예산을 들여 시민 한 사람당 10만원씩 지급됐다.
이후 이 대표는 2018년 1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금을 나눠준다는 게 아니다. 개발허가로 생긴 불로소득 5503억 중 1822억원을 성남시민들에게 배당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일자 이 대표는 “민간업자가 민영개발로 엄청난 이권을 차지하려는 순간 이재명이 성남시 공영개발로 결정해 단 한 푼의 투자나 위험부담 없이 5503억원의 불로소득을 환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수입은 세금이 아니고, 시는 세금을 감면할 권한이 없고, 빚은 다 갚았고, 복지정책은 세금 아껴 충분히 하고 있다”며 “그러니 세금 걷어 나눠주냐, 차라리 세금을 걷지말라, 빚이나 갚든지 가난한 사람 도와줘라 이런 말은 하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지방선거 당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도원결의’를 맺게 된 배경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분당지역 리모델링 연합회장으로 민주당과 함께 활동하던 때 한나라당에서 ‘우리가 집권당인데 왜 그쪽이랑 하느냐. 우리도 관심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를 직접 만나 이 같은 얘기를 전달하자 곧바로 “그럼 그쪽하고도 대화하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멋있네’하는 생각이 들어 당시 분당 리모델링 연합회 총무였던 김 전 부원장에게 연락해 “이번에 우리 그냥 한 번 이재명 밀어볼까”라고 제안했고, 정 전 실장과 3명이 모여 의형제를 맺었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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