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의 미국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는 뜨거웠다. 특히 마운드가 양질의 성장을 이룰 조짐이다. 치열한 내부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사이드암 투수도 여실히 느낀다. 임기영은 올 시즌 내부경쟁에 따라 입지, 역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대표적인 자원이다.
임기영은 2017년 통합우승 당시 4~5선발로 자리매김한 뒤 꾸준히 선발로 던져왔다. 10승을 해본 적도 없고, 2점대~3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으로 ‘짠물 투구’를 했다는 느낌도 주지 못했다. 그래도 임기영은 KIA가 필요할 때 언제나 공을 던졌다. ‘불펜 알바’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임기영은 자신을 낮추기 바빴다. 투손 캠프 당시 KIA 마운드를 바라보며 “자리가 워낙 빡빡하죠. 필승조도 다 돼 있고. 2군에서 재활하는 (장)현식이도 있으니…되게 좋은 투수가 많다 보니 오히려 팀은 좋지 않을까. 지난 2~3년간 (정)해영이, (이)의리, 이런 어린 투수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보기 좋다. (김)기훈이나 (윤)영철이도 잘 할 것이다. 우리 마운드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이미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임기영의 설명대로 KIA가 올해 믿는 구석이 마운드다. 나성범과 양현종에게 총 253억원을 투자했던 작년처럼 ‘역대급 투자’를 2년 연속 하는 건 어렵다. 대신 잘 뽑은 신인(윤영철), 돌아온 1차지명자(김기훈), FA 알짜 보상선수(김대유)가 1군 주요전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선발진 후미와 필승계투조의 동반 강화가 기대된다.
임기영으로선 본인이 잘 해도 윤영철이나 김기훈이 더 잘하면 선발투수를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하다고 해도, 모든 투수는 선발을 원한다. 물론 임기영은 언제나 팀이 필요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역시 선발투수로 살아남기 위해 준비한다.
임기영은 “작년에는 (2월 함평 캠프 기간에)옆구리가 찢어졌는데, 올해는 그런 게 없다”라고 했다. 건강하게, 순조롭게 2023시즌을 기다린다. 사이드암 투수가 선발투수로 살아남는 걸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KBO리그 최고 사이드암 선발투수 고영표(KT)도 유심히 지켜본다.
임기영은 “사이드암 선발투수가 살아남으려면 결국 제구가 돼야 한다. 공이 더 빠르면 좋겠지만, 일단 제구가 뒷받침돼야 자신이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다. 불펜 피칭할 때부터 제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고 했다.
과거엔 사이드암 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야구는 이런 ‘공식’이 사실상 사라졌다. 개개인의 구종, 타자의 성향 등에 따라 사이드암이 좌타자에게 강하고, 우타자에게 약한 경우도 있다.
임기영은 “그날그날 서로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나 역시 왼손타자가 줄줄이 나온다고 해서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결국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 역시 과거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투 피처’에서 투심, 커브, 슬라이더까지 구사하기 때문에, 더더욱 제구와 커맨드가 중요하다. 임기영이든 어떤 투수든 이게 잘 안 되면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임기영은 “느낌은 좋다. 작년에 가을야구를 했지만, 아쉬웠다. 올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을 하고 싶고, 작년보다 잘 던지고 싶다. 작년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작년보다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임기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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