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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대단한 스피드였다. WBC에서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일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각) 일본 미야자키현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연습경기에서 4-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선취점은 소프트뱅크의 몫이었다. 소프트뱅크는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사키 토모야가 2루타를 치고 출루하며 포문을 연 뒤 프레디 갈비스가 일본 대표팀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2사 3루에서 미모리 마사키의 땅볼 타구에 '56홈런' 무라카미 무네타가의 송구 실책이 발생,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0-2로 앞섰다.
하지만 경기는 머지않아 원점이 됐다. 일본 대표팀은 5회초 야마다 테스토의 볼넷, 콘도 켄스케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 3루에서 소프트뱅크의 폭투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이때 1루 대주자로 나선 슈토 우쿄의 발이 빛났다. 슈토는 폭투에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포수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그리고 오카모토 카즈마의 땅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팽팽한 흐름의 경기는 9회에 결정됐다. 일본 대표팀은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슈토가 좌익수 앞에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물꼬를 텄다. 이후 2루 베이스를 훔치는데 성공했고, 포수 타니가와라 켄타의 악송구에 3루까지 내달렸다. 1사 3루 찬스를 손에 넣은 일본 대표팀은 겐다가 역전 결승타를 뽑아냈고,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태며 4-2로 승리, 2연승을 내달렸다.
일본 대표팀은 장단 11안타, 사사구 6개를 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4득점 밖에 만들어내지 못하는 등 찬스를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 슈토의 '존재감'이다. 그는 지난 2017년 육성 드래프트를 통해 소프트뱅크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 4시즌 동안 1군 출장에 355경기, 통산 타율은 0.247 OPS는 0.630에 불과한 선수다. 이러한 슈토가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은 가장 큰 이유는 '발'이다.
슈토는 2019년 데뷔 첫해 102경기(114타석)에서 25도루, 이듬해 103경기(346타석)에서 무려 50개의 도루를 만들어내며 '도루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풀타임 출전이 아니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 그리고 지난 2021년(70경기)과 2022시즌(80경기)에도 각각 21개와 22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통산 4시즌 동안 무려 118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슈토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지난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했고, 7경기에서 모두 대주자 또는 대수비로 기용돼 4도루 3득점을 만들어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한번 오롯이 '빠른 발'로만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고, 26일 연습경기에서 발로만 2점을 만들어내는 등 그 진가를 선보였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쿠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실수가 나오면 지는 경기도 있기 때문에 오늘은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슈토에 대해서는 "대단한 스피드였다. 더 대단한 것을 WBC에서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프리미어12 때와 마찬가지로 WBC에서도 근소한 점수 차에 대주자로 기용될 슈토는 3월 10일 일본과 1라운드에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맞대결을 벌일 예정인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도 반드시 경계해야 할 선수다.
[WBC 일본 대표팀 슈토 우쿄. 사진 = 사무라이 재팬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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