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팔 각도도, 제구도 신경을 안 썼다는데 환골탈태했다. 도대체 상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KIA에 양현종 후계자는 3년차 이의리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2019년 1차지명자 김기훈이 제동을 걸 수도 있는 분위기다.
김기훈은 2019년 1차지명으로 입단하면서 ‘포스트 양현종’으로 꼽혔다. 단순히 양현종의 ‘동성고 좌완 후배’라서가 아니라, 정말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김기훈은 2019년과 2020년 모두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랬던 김기훈이 상무에서 확 바뀌었다. 2022시즌 16경기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꾸준히 선발등판하며 자연스럽게 풀타임 선발투수의 꿈을 키웠다. 상무에서의 호성적은 우연이 아니었다. 작년 가을, 전역하자마자 1군에 돌아와 5경기서 평균자책점 1.04로 맹활약했다.
선발진에 자리가 없어 불펜으로 나섰을 뿐, 올 시즌 김기훈은 5선발 후보다. 신인 윤영철, 사이드암 김기영과 시범경기까지 5선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김종국 감독은 장기적으로 김기훈에게 선발 한 자리를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유 없는 변화는 없었다. 지난 26일 밤 인천공항에 일시입국한 김기훈은 “상무에서 많이 바꿨다. 1차캠프(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선 바꾼 폼을 유지하는데 신경 썼다. 급하지 않은 폼으로 바꿨고, 키킹에서 멈춤 동작이 생겼다”라고 했다.
과거 김기훈은 폼이 거칠었다. 투구자세에 들어간 뒤 중심이동이 원활하지 않았고, 급하게 상체가 앞으로 넘어가면서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았다. 상무에서 이걸 뜯어고치면서 투구밸런스를 잡았고, 현 시점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김기훈은 “팔 각도는 신경 안 쓴다. 릴리스포인트가 일정치 않으니 안 좋았고, 이젠 일정해졌다. 밸런스가 좋아지니 더 자신 있게 던지게 되면서 구속도 더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좋은 밸런스를 찾으니 구속도 더 나왔고, 제구와 커맨드도 잡혔다.
마인드의 변화로 이어졌다. 김기훈은 “마운드에서 그동안 준비한 걸 신경 쓰면서 던져야 한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의기소침하지 않고 자신 있게 던지려고 한다. 투손에서 한 경기밖에 던지지 못한 건 아쉽다. 더 던져야 했는데. 2차(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바꾼 폼을 유지하는데 신경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여전히 양현종의 후계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의리가 가장 앞서가는 형국이었으나 김기훈이 제동을 걸 수도 있는 분위기다. 루키 윤영철도 있다. 그렇게 KIA가 좌완왕국 건설에 속도를 낸다.
[김기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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