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대한축구협회(KFA)는 위르겐 클린스만(58·독일) 감독이 어떤 축구를 보여줄지 확인도 안 하고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축구대표팀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27일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3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2023 아시안컵 등 주요 대회를 클린스만 체제로 나선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2018년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에 본인만의 색을 입혔다. 외부의 비판적인 시선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선수들은 벤투 감독을 무한 신뢰했다. 결국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 때문에 후임 감독이 벤투 감독의 철학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1월 11일 “한국 대표팀의 축구 철학을 새 감독이 이어갈 것이다. 그런 지도자를 선임하겠다. 우리가 무엇을 해왔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선임 직후에는 말을 바꾸었다. 뮐러 위원장은 28일 열린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각 감독마다 전술이 다르다. 앞으로 어떤 축구 스타일을 보여줄지는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들어오면 결정하겠다”고 대답했다.
의아한 답변이다. 본인이 내세운 감독 선임 기준을 뒤집은 셈이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선수들과 어떤 조합을 낼지 생각해야 한다. 특정 감독의 전술을 따라하고 모방하는 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하면서 “copy(따라하기)”라는 부정적인 표현을 수차례 썼다.
뮐러 위원장의 말대로 클린스만 감독이 기존 철학을 유지하지 않고 다른 스타일을 추구한다면, 지난 4년간 벤투 감독 및 선수들이 쏟아부은 시간과 에너지는 모두 물거품이 된다. 한국 대표팀은 또다시 4년을 공들여 새로운 스타일을 다듬어야 한다. 그마저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을 보좌할 코치진 구성도 확정하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다. 스태프 구성은 목요일(3월 2일)에 회의할 예정이다. 전체적인 프로세스가 완료되지 않았다. 때에 맞춰서 발표하겠다”며 “한국인 코치 선임도 협상 중이다. 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 선임’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 클린스만이 어떤 축구를 할지, 어떤 코치진과 팀을 꾸릴지, 대표팀에서의 목표는 무엇인지 아는 게 없다. 최근 2개월 동안 새 감독 선임을 기다린 팬들만 애가 탄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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