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박승환 기자] "굉장히 열심히 하고, 빌드업도 잘 되고 있다"
윤성빈은 197cm의 훌륭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공을 뿌리며 아마추어 시절 스카우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가 윤성빈을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큰 기대감을 갖고 윤성빈을 선택했지만, 현재까지는 '아픈 손가락'이다.
윤성빈은 지난 2018년 1군에서 18경기에 등판해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한 후 4년 동안 단 두 번 밖에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롯데는 미국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과 일본 치바롯데 마린스에 연수를 보내는 등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분명 위력적인 무기를 갖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들쭉날쭉한 제구다. 윤성빈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수 많은 코치들이 그의 투구폼에 손을 댔다. 하지만 제구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투구폼도 자주 바뀌면서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윤성빈에게 손을 내민 이가 있었다. 바로 이번 겨울 롯데의 1군 투수코치를 맡게 된 배영수 코치다. 배영수 코치는 2022시즌이 끝난 후 마무리캠프 때부터 윤성빈을 지켜봐왔고, 스프링캠프 명단을 짜는 과정에서 윤성빈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언제 다시 군에 입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배영수 코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것.
윤성빈은 1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된 괌에서 배영수 코치와 함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군 입대를 앞두고 불었던 체중이 모두 빠진 모습을 고려했을 때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냈는지는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지난달 14일 괌에서 첫 라이브피칭에 나섰다. 당시 윤성빈은 타자를 세워 둔 상황에서 총 25구를 뿌렸고, 최고 구속은 145km를 마크했다.
롯데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총 두 차례 '컷오프'를 단행했다. 지금 당장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필요가 없는 선수들을 모두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윤성빈은 2차 이시가키에 이어 3차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래리 서튼 감독도 윤성빈의 모습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서튼 감독은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윤성빈이 지금까지 굉장히 열심히 해주고 있다. 빌드업도 잘 되고 있다. 괌에서 라이브피칭도 소화했다"며 "윤성빈은 경기에 나갈 준비가 됐다"고 등판을 예고했다. 그리고 2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마운드에 섰다.
3회 '에이스' 찰리 반즈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윤성빈은 한화 박정현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으며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지만 4구째를 공략당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이원석을 삼진 처리하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더니 정은원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 교대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여기서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윤성빈은 노시환과 승부에서 폭투로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내보냈고, 이후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채은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1, 3루에서 다시 한번 폭투를 범했고, 허무하게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 투수들의 투구수를 정해놓고 진행했고, 총 39구를 던진 윤성빈은 브라이언 오그레디와 승부 중 이닝을 마치게 됐다.
윤성빈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8km. 과거에 비해 구속은 조금 떨어졌으나,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고려했을 때 페이스는 좋았다. 그리고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과정 또한 나무랄 데가 없었다. 다만 제구 난조로 손쉽게 점수를 내준 것은 아쉬움이 남았다. 가능성과 숙제를 모두 남긴 등판.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해졌다. 하지만 연습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윤성빈은 3일 귀국해 몸 상태부터 체크할 계획이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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