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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인을 파는 사람들을 피해서 원하는 사람이 사인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만큼 해서 정말 원하는 사람에게 갔으면 좋겠다"
일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훈련이 진행됐던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는 연일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퍼펙트게임'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56홈런' 무라카미(야쿠르트) 등을 모두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까닭이다.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미야자키 캠프가 시작된 첫날 약 2만명에 이르는 팬들이 선수들을 보기 위해 선마린스타디움을 찾았다. 그리고 캠프가 종료된 지난달 27일에도 1만 6865명이 방문하는 등 17일부터 27일까지 선마린스타디움 입장객만 약 18만명에 달했다.
그중 가장 인기가 뜨거웠던 선수는 단연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였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보험' 문제와 소속 구단의 반대로 인해 이제서야 대표팀에 모여들고 있지만, 베테랑 다르빗슈는 샌디에이고의 배려 덕분에 미야자키 WBC 대표팀 캠프가 시작되는 첫날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미야자키 대표팀 캠프는 다르빗슈로 인해 아찔한 사고가 일어날 뻔했다. 선수들이 일정을 소화한 뒤 버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팬들의 요청 속에 '즉석 사인회'가 열렸다. 이때 사인을 받기 위해 몰린 팬들로 인해 안전 펜스가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부상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다르빗슈를 비롯한 일본 스타 선수들의 사인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 스포츠'는 "훈련이 끝난 후 선수가 사인한 종이나 공 등이 인터넷 경매 등에서 고가로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경매 사이트인 '야후 옥션'에는 다르빗슈의 사인볼은 최고 9만 5000엔(약 91만원)에 올라와 있고, 이외의 사인볼 등도 맣게는 수십만원, 적게는 수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야후 옥션' 외의 경매 사이트에는 더 높은 가격과 더 다양한 사인이 판매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 다르빗슈가 소신을 밝혔다. '도쿄 스포츠'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그 사람(사인을 판매하는)들이 돈을 벌면 버는데로 좋을 것 같다"고 예상 밖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러한 대답을 한 이유는 다르빗슈의 '팬 서비스' 정신에 있다.
다르빗슈는 "비싼 금액에 팔리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사인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피하다가 정말 원하는 사람이 사인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사인을 해서 정말 원하는 사람이 받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비싸게 판매되더라도 정말 사인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사인을 해주겠다는 의미.
'도쿄 스포츠'는 "미야자키 캠프에서도 훈련이 끝난 뒤 열심히 사인에 응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며 "이후에도 팬 서비스에 임하는 자세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다르빗슈 유.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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