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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JTBC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등장인물인 엄석대로 비유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결국 엄석대는 몰락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매경닷컴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87년에 쓰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채 10살이 되기 전, 재미있게 읽었던 저는 안타깝게도 그때 이 책이 가진 함의를 읽어낼 정도로 세상을 알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선명하게 이름 세글자는 기억했다. ‘엄석대’”라고 말했다.
그는 “놀랍게도 1987년에 이문열 작가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과 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엄석대는 형식적으로 나름의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반장이었다. 그런데 이 학급의 운영되는 방식은 서울에 있다가 시골 학급으로 전학해 온 주인공 ‘한병태’의 눈에 모든 것이 이상해 보였다”며 “엄석대가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고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어서 징벌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에 저항한 한병태를 ‘친이준석계’로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한병태는 그런 엄석대에게 저항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분명히 잘못한 것은 엄석대인데,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총질러로 찍어서 괴롭힌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은 군것질부터 만홧가게 출입까지 정말 사소한 한병태의 잘못을 계속 찾아내서 오히려 담임 선생님에게 제보하면서 공격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선생님은 한병태를 불러서 엄석대가 그럴 리 없다며 한병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내부 총질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결국 한병태는 엄석대가 만들어 놓은 질서에 저항하는 것을 포기하고 엄석대의 세력에 편입되어 그의 자잘한 비행에 오히려 힘을 보태는 위치에 가게 된다”며 “아마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 일체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뒤로 새로 온 선생님은 엄석대가 그동안 권력을 지키기 위해 해왔던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한다. 원래 공부를 그다지 잘하지 않았던 엄석대는 각 과목별로 대리시험을 보게 하고 있었고, 대리시험이 사라지니까 엄석대는 우선 우등생이라는 별칭을 잃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며 꾸짖지만 그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5대씩 때린다. 지금의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일까요?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일까?”라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책에서 엄석대는 한병태를 제압하고 포섭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담임선생님이 바뀌고 났을 때 엄석대는 몰락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다”며 “새로운 한병태인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민을 대신해 엄석대가 구축하려고 하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들이 힘을 얻지 못하면 나중에 결국 총선에서 국민이 담임선생님의 역할을 하며 교정할 수밖에 없다”며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으로 손에 묻힌 비민주와 비이성의 오명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시작된 이 전당대회가 무엇으로 결말이 날지는 모르겠습니다”며 “실제 이문열 작가가 써 내려간 엄석대의 마지막은 엄석대 개인에게 너무 큰 비극이었다. 결말은 다르게 쓰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결말을 바꿀 수 있다. 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이 네 사람이 소설상의 나약한 한병태가 되지 않도록 모두 투표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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