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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진 =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MB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일반 노조원들에게 일당을 약속하며 집회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예산이 아닌 현장 공사비를 통해 집회참여 일당을 지급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디지털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28일 노동조합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강경 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결의대회에 참여한 일부 노조원들에게 일당의 80%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노조가 일당을 지급하기로 한 조합원은 전임자가 아닌 일반 노조원으로, 집회에 참여할 경우 일을 하지 않아도 단체협약에 명시된 '유급 휴일' 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득했다.
민주노총 본부와 지부에는 관련 예산이 없어 약속된 금액은 현장별 공사비에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노조에서 집회 참여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노동자들이 일당을 받고 참여한 것이 드러나면서 이번 집회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평가다.
집회에는 경찰 추산 4만명(주최측 추산 4만3000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집회에서 '정부가 건설자본의 이익을 위해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들이 비판한 건설자본을 통해 시위 참석 인원을 늘린 셈이 됐다.
일당 지급을 약속한 일부 지부에서는 노조원들에게 '단체협약에 1년에 한 번씩 집회활동을 유급으로 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협약에는 노동조합 총회, 체육활동, 교육 등만 유급휴일로 정하고 있어 이번 집회가 유급휴일에 속하는 지를 두고 입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박성우 노무사는 "집회나 결의대회 역시 크게 보면 단체협약에 명시한 노조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며 "노조 본부나 지부에서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협약에 따라 휴일 급여를 받는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집회를 불법쟁의로 보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당한 노조활동의 경우 예정된 활동 일자를 미리 원청이나 하청 업체에 알리고 협의를 거쳐 급여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만, 현재 노조 측이 급여를 약속한 것으로 확인된 현장의 원청 건설사는 집회에 참여한 정확한 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노조와 다툼이 생길 경우 향후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급여 집행을 거절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급여를 제공하는 하청업체는 갈등으로 인해 공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향후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해 신고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집회는 하루 만에 끝나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화물연대 파업과 같은 불법 쟁의였다"며 "현장 입장에서는 일방적이고 갑작스런 통보로 그날 예정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급여만 줘야 하는 부당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를 거부하면 파업 등 실력행사를 통해 공사를 못하게 될 것이 뻔해 하소연할 곳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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