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국은 9일 일보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호주와 도쿄라운드 첫 번째 맞대결에서 7-8로 패했다.
이날 한국은 호주 선발 투수가 좌투수인 점을 고려해 토미 에드먼(2루수)-김하성(유격수)-이정후(중견수)-박병호(1루수)-김현수(좌익수)-박건우(지명타자)-최정(3루수)-양의지(포수)-나성범(우익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리고 고영표가 선발 투수의 중책을 맡았다.
한국은 최근 호주를 상대로 매우 강했다. 한국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에서 호주에게 패한 뒤 3연패의 수렁에 빠졌었다. 하지만 2007년 대만 야구월드컵을 시작으로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까지 8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이날 그 흐름이 제대로 끊겼다.
경기 초반은 답답한 흐름의 연속이었다. 한국은 호주 마운드를 상대로 4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잭 올리클린을 상대로 2이닝을 '퍼펙트'로 묶이더니 이어 나온 미치 넌본에게도 그야말로 '봉쇄' 당했다.
승기가 기울 수도 있는 위기. 고영표는 침착하게 후속타자 로건 웨이드의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꾼 뒤 로비 퍼킨스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고영표는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팀 케넬리에게 2구째 커브를 공략당해 솔로홈런을 허용해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흐름은 단 번에 뒤집어졌다. 한국 대표팀은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가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다. 그리고 박건우가 안타를 쳐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호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투수 교체를 진행했으나, 양의지가 다니엘 맥그레스의 3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된 체인지업을 통타, 역전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정후가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고, 박병호가 좌측 담장 상다을 직격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4-2까지 간격을 벌렸다.
한국은 7회말 대타로 출전한 강백호가 2루타를 쳐 동점 찬스를 손에 넣는 듯했다. 하지만 세리머니를 펼치던 강백호의 안일한 플레이가 찬물을 끼얹게 됐고,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이 3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점수 차는 4-8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은 8회말 에드먼과 김하성, 이정후가 연달아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박병호가 밀어내기 볼넷, 김현수, 오지환이 각각 1점씩을 보태며 7-8로 턱 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9회 마지막 공격까지 결국 흐름을 뒤집지 못하고 패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와 변수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8강 진출의 핵심인 호주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8강행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은 분명하다.
[김원중이 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호주의 경기 7회초 2사 2.3루서 글렌디닝에게 3점 홈런을 맞은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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