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국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여지없이 추락한 위상을 드러냈다. 마이너리그 싱글A~더블A 수준의 호주에 7-8로 석패했고, 트리플A~메이저리그 수준의 일본에 4-13으로 대패했다. 한국야구의 현주소가 더블A 정도라는 게 또 간접증명 됐다.
KBO리그의 올 시즌 신인,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평균연봉은 1억4648만원이다. 1억5259만원이던 작년보다 4% 줄어들기는 했다. 그러나 구단별 상위 28인만 계산하면 2억3593만원이다. 팬들이 어지간히 아는 1군 선수들이라면 보통 연간 2억이상 번다는 뜻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FA 통산계약총액 기준, FA 재벌 1위부터 10위까지는 최소 140억원에서 277억원 사이를 벌어들인다. FA 자격을 얻기 전 받았던 연봉을 빼고 순수하게 FA 계약기간에 번 돈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는 1~3위 양의지, 김현수, 최정, 7위 나성범이 포함됐다.
▲역대 FA 계약총액 톱10
1위 양의지(두산)-277억원(2019년 125억원+2023년 152억원)
2위 김현수(LG)-230억원(2018년 115억원+2022년 115억원)
3위 최정(SSG)-192억원(2015년 86억원+2019년 106억원)
4위 강민호(삼성)-191억원(2014년 75억원+2018년 80억원+2022년 36억원)
5위 이대호(은퇴)-176억원(2017년 150억원+2021년 26억원)
6위 손아섭(NC)-162억원(2017년 98억원+2022년 64억원)
7위 나성범(KIA)-150억원(2022년 150억원)
8위 황재균(KT)-148억원(2018년 88억원+2022년 60억원)
9위 최형우(KIA)-147억원(2017년 100억원+2021년 47억원)
10위 박민우(NC)-140억원(2023년 140억원)
이들 중 양의지만 2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며 제 몫을 한다. 이번 대회 2홈런 5타점으로 두 부문 전체 1위다. 다만 주전포수로서 대표팀의 마운드 붕괴에 대한 책임도 없다고 보긴 어렵다. 반면 김현수는 2경기서 7타수 무안타 1타점, 최정은 2경기서 5타수 1안타 3삼진, 나성범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견제사를 당했다.
비 FA 다년계약자도 점점 불어난다. 2년 전부터 공식적으로 FA 자격을 갖지 못한 선수들도 다년계약 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돈을 번다. 비 FA 다년계약자 8명 중 최근에 계약한 4명(김광현, 박세웅, 구창모, 오지환)이 이강철호에 승선한 상태다.
▲KBO리그 역대 비FA 다년계약 현황
2021년 12월14일/박종훈/SSG/5년 65억원
2021년 12월14일/문승원/SSG/5년 55억원
2021년 12월25일/한유섬/SSG/5년 60억원
2022년 2월3일/구자욱/삼성/5년 120억원
2022년 3월8일/김광현/SSG/4년 151억원
2022년 10월26일/박세웅/롯데/5년 90억원
2022년 12월17일/구창모/NC/6+1년 132억원
2023년 1월19일/오지환/LG/6년 124억원
이들 중 박세웅만 제 몫을 했다. 10일 일본전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했다. 반면 구창모는 ⅓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54.00, 김광현은 2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8.00, 오지환은 1경기서 1타수 무안타 1타점.
FA 계약자든, 비 FA 다년계약자든 야구를 잘 해서 따낸 계약이다. 계약은 기량보다 시장가가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 잘 하는 저연차들이 점점 씨가 마르니, 꼭지점에 있는 선수들의 몸값이 점점 올라가는 건 자연스럽다. 대신 그들의 기량이 같이 쭉쭉 올라가는 건 아니다. 당연히 한국야구의 경쟁력은 하락한다. 대표선수들의 몸값과 한국야구의 경쟁력이 반비례하는 건 자연스럽다. 결국 세미프로리그의 호주에 지는 일이 벌어졌다.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은, 2010년대 초반부터 계속 흘러나왔다. 그러나 2013 타이중 참사, 2017 고척 참사, 2021 요코하마 참사 이후 한국야구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 물론 KBO리그 구단들은 한국야구의 경쟁력 향상보다 우승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KBO는 아마야구와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리그 수준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선, 유망주들이 자신의 한계를 끝없이 깨는 것보다 FA 대박에만 초점을 맞춰 딱 그 수준에만 만족하려는 경향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2024시즌 미국 개막전 추진보다 리그 내실을 강화, 유망주들을 경쟁시키며 발전을 유도하는 방안을 내놓는 게 훨씬 중요한 일이다.
[위에서부터 김현수, 최정, 나성범.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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