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우진에게 기회를 줘야 했다. 너무 아쉽다. 안우진하고 고우석이 딱 생각 나더라.”
KBO리그 타격 레전드 양준혁(54)이 지난 10일 WBC 1라운드 B조 한일전 참사 직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양신 양준혁’을 통해 약 1시간 이상 한국야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야구 팬들과 라이브 방송으로 소통하며 한국야구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양준혁은 우선 이강철 감독이 이번 대회 참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실정에 대표팀과 프로팀을 겸임하는 게 무리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투수출신 이 감독의 마운드 운영을 두고 총체적 난국이라고 비판했다.
개개인의 컨디션, 세 타자 연속 상대 규정 등 양준혁이 미처 간과한 부분도 있었지만, 제3자이자 야구인으로서 충분히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호주전부터 김광현도 쓰면서 모든 투수를 때려 박아야 했다. 김원중은 호주전서 홈런을 맞으면서 멘탈이 무너졌는데 또 쓰면 안 됐다. 왼손타자가 많은 일본에 왼손투수들을 먼저 투입해야 했다”라고 했다.
대표팀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학폭이슈’가 있는 안우진 얘기를 꺼냈다. KBO는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해 안우진을 대표팀에서 외면했다. 앞으로도 안우진은 태극마크를 달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런데 아직 모든 피해자가 완전히 용서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우진이 야구를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소속팀은 되는데 대표팀이 지나치게 높은 잣대를 들이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양준혁은 “다른 말 하지 않겠습니다. 고우석과 안우진이 제일 생각 났다. 고우석은 아파서 못 나왔다. 이해한다. 그런데 안우진은 기회를 줘야 했다. 있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 대표팀에 안우진이 필요하다. 한국야구가 정신 차릴 때가 됐다”라고 했다.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투수 안우진이 이번 대회에 나와도 호주, 일본전 연패를 못 막을 수도 있다. 다른 투수들처럼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역 한국투수들 중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그가 상대적으로 일본타자들과 맞붙을 때 좋은 결과를 낼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양준혁은 대표팀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말보다 실천하는 일이 더 어렵지만,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세계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단, 그는 "안우진을 (학폭 이슈)옹호하는 것인가요"라는 한 팬의 물음에 "옹호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안우진(위), 양준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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