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석에 설 기회가 너무 주어지지 않는다.
‘아끼다 X된다’는 말이 있다. 매사에 신중한 건 좋지만 지나치게 아끼면 좋을 게 없다는 의미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경우 김혜성(키움)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김혜성은 투손과 고척, 오사카로 이어진 연습경기서 홈런 1개 포함 14타수 9안타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오사카 훈련부터 대표팀에 합류하자 자연스럽게 백업으로 물러났다. 에드먼의 합류는 일찌감치 예정됐고, 대표팀이 그만큼 공들여 모셔온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다. 김혜성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에드먼을 데려왔으면 에드먼을 쓰는 게 마침맞다.
그런데 에드먼이 어쩌면 한국의 WBC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순간까지 타격감이 올라올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에드먼은 호주, 일본전서 리드오프, 체코전서 9번 타자로 각각 나섰다. 성적은 11타수 2안타 타율 0.182 2타점 1볼넷 1득점.
체코전서 3-0으로 앞선 1회말에 2사 만루서 2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날렸다. 그러나 유격수가 바운드를 제대로 맞췄다면 내야땅볼이 될 가능성이 큰 타구였다. 전반적으로 대회기간 내내 외야로 뜨는 타구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의 이번 대회 야수 운용은 다소 경직된 측면이 있다. 타순을 활발하게 조정하지만 주전과 백업의 경계는 명확하다. 사령탑의 디시전은 존중 받아야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이 2라운드에 올라가지 못할 위기에 놓였으니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어렵다.
연습경기서 펄펄 난 김혜성의 활용폭이 좁은 건 사실이다. 2경기에 나섰고, 타석은 한 차례만 들어섰다. 결과는 볼넷.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해도, 대표팀 타선이 생각만큼 화끈하게 터지지 않는 걸 감안하면 다소 아쉽다. 모의고사서 만점 활약을 펼친 학생의 수능 성적을 확인할 수 없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김혜성이 중국전서 타석에 충분히 들어설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쇼케이스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보여줄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 김혜성은 올해 KBO리그에서 더 잘해서 향후 확고부동한 국대 2루수로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김혜성.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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