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잃은 대표팀, '8강 희망' 이미 포기했나...득점해도 침울한 분위기, 세리머니가 사라졌다 [MD도쿄]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한일전 패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게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4-13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경기 내용은 더 치욕적이었다. 투타 모두 실력차가 극명했다. 4-6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한국은 7명의 투수들이 등판해 볼넷을 남발하며 밀어내기 점수를 내주는 등 너무 무기력하게 졌다. 콜드 게임패를 당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의 경기력으로 보고 있기가 창피할 정도였다.

선수들도 한일전 대패의 충격이 컸다.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체코와의 경기에서 달라진 대표팀 분위기를 볼 수 있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7-3으로 승리하며 8강 불씨를 살렸지만 침울했다.

승리는 했지만 미소도 세리머니도 사라진 대표팀이었다. 한국은 앞선 호주전(7-8 패)과 일본전(4-13 패)에서 연이어 패하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아직 기적 같은 8강 진출 희망이 남아있지만 대표팀 분위기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다.

선발 박세웅이 4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김하성이 멀티 홈런을 쳤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미소를 찾을 수 없었다. 더그아웃도 조용하기만 했다. 1회부터 타자 일순하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지만 어느 하나 소리치며 기뻐한 사람이 없었다.

타점을 기록한 이정후, 강백호, 에드먼 모두 하이파이브만 할 뿐 침울한 모습이었다. 분위기가 처지니 좋았던 공격력도 이닝이 지날수록 떨어지기 시작했다. 타자들은 체코 두 번째 투수 제프 바르토의 느린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침묵했고 수비에서 좌익수 김현수의 실책성 수비와 투수 이용찬의 폭투로 오히려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많은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며 고전 끝에 7-3으로 승리했다. 아직 8강 진출 불씨가 살아있어 최대한 많은 득점과 최소한의 실점이 필요한 상황인데 선수들은 이미 의욕을 잃은 분위기다.

만약 13일 경기에서 체코가 호주에 승리하고 한국이 중국에 승리한다면 한국, 호주, 체코 세 나라가 2승 2패로 동률을 이룬다. 이 경우 WBC 규정에 따라 3개 팀의 팀 간 승자승-최소 실점률-최소 자책점률-팀 타율-추첨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즉, 대표팀은 최소한의 실점으로 최대한 많은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마지막 희망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편 대표팀은 13일 낮 12시에 열리는 체코와 호주전 결과에 따라 오후 7시 중국전이 8강 희망의 마지막 분수령이 된다.

[미소를 잃은 야구 대표팀.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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