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충남 계룡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교사의 남편은 아내가 직장인 어린이집에서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편은 “아내 사건은 ‘타인에 의한 죽음’이다. ‘직장 내 집단 괴롭힘이 불러일으킨 참사’라고 생각한다”며 “실추된 아내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육군 중령이라고 소개한 박모씨의 글이 올라왔다. 박씨는 자신과 아내의 실명을 공개하며 “제 아내는 국공립 계룡 ○○어린이집 주임 교사이었던 故 유OO”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명천지에 너무나 억울한 일을 당하여 아내가 세상을 떠나 가정은 지옥이 됐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새로 개원하는 어린이집에 선발된 교사들은 아내와 나이와 경력이 비슷했는데 그들이 아내를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조직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항상 아내에게 불평불만을 가지면서 조직 내에서 위계질서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집단으로 뭉쳐서 각종 모략과 허위 사실로 아내를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박씨에 따르면 아내 유씨는 지난해 새로 개원한 어린이집에서 초대 ‘주임’을 맡았다. 하지만 보육교사 자격증만 있던 유씨는 대학 출신 보육교사들로부터 무시와 따돌림을 당했다는 게 남편 박씨의 주장이다. ‘저 사람을 주임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얘기들이 평교사들 사이에서 돌았고, 주임의 업무 지시를 무시하거나 주임만 제외하고 커피를 마시는 등 배척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남편은 주장했다.
유씨는 지난해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표창을 받았고, 어린이집 인증평가에서도 만점 수준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힘들었던 한 해를 마친 유씨는 원장에게 주임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겠다고 건의했지만 원장은 ‘할 사람이 없다’며 연임을 지시했다고 한다. 유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임을 맡게 되자 괴롭힘과 따돌림이 더욱 강해졌다고 한다.
박씨에 따르면 아내 유씨는 지난달 28일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아파트에서 투신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가족들과 저녁을 먹은 뒤 창문을 열고 설거지를 하던 중 아내가 아는 언니와 통화를 하다가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박씨는 “아내가 투신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장례를 치르는 내내 추론해 본 것은 1년여간 쌓인 직장 내 따돌림, 이간질 등 험담, 사실상 왕따 수준의 선생들의 대우와 최근 발생한 고충 제기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급성우울증 상태”라며 “본인이 아닌 상태에서 1년간 누적된 스트레스와 고통이 무의식 상태인 그녀의 몸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아내의 사건을 ‘타인에 의한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직장 내 집단 따돌림, 집단 괴롭힘이 불러일으킨 참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씨는 아내 유씨가 사회서비스원에 고충 상담을 한 기록과 정신과 진료 진단서를 함께 첨부했다. 고충 상담 기록에 따르면 유씨는 직장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소외감을 느꼈다는 내용을 진술했다. 진단서에는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 불안, 무의욕감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내원해 진료를 받은 환자’라는 기록이 담겨 있다.
박씨는 “가해자들이 아내에게 어떤 위해를 가했는지 밝히고 이에 합당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기를 원한다”면서 “제 아내가 자살한 여자, 제 아이들이 자살한 여자의 자식들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계룡 ○○어린이집 교사들이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되고 실추된 아내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