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국야구가 결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3회 연속 1라운드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호주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B조 최종전서 체코를 6-1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의 2라운드 진출 경우의 수는 소멸됐다.
한국의 이번 대회 실패는 여러 원인이 있다. 근본적으로 인프라, 유망주 및 유소년 시스템 문제부터 짚어야 하고, 이 대회로 범위를 한정하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투손 전지훈련부터 투수들의 컨디션이 안 좋았다는 게 이강철 감독 진단이었다.
대부분 투수가 예년에 비해 빨리 몸을 만들었지만, 완전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투손의 날씨가 예년보다 좋지 않았다. 비바람, 눈으로 정상적으로 불펜 투구,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동거리도 너무 길었다. 애리조나에 구단 캠프를 차린 선수들도 투손~고척~오사카를 거쳐 도쿄돔으로 들어갔다.
KBO가 대표팀 캠프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차린 건 코로나19의 위용이 상당수 사라지면서 대부분 구단이 전지훈련지로 애리조나를 택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라는, 나름의 배려였다.
그러나 호주에 캠프를 차린 두산의 양의지, 곽빈, 정철원의 경우 지난 1개월간 인천, 시드니, 인천, 투손, 고척, 오사카를 거쳐 도쿄로 이어지는 엄청난 이동을 해야 했다. KBO가 호주에서 미국으로 바로 오는 비행기를 알아봤으나 여의치 않았다. 결국 인천에서 하루 자고 투손으로 가야 했다. 사실 이 부분을 떠나서 어차피 1라운드가 일본에서 열리는데 굳이 대표팀 훈련을 미국에서 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두산, 삼성, 롯데 등은 미국 본토에 캠프를 차리지 않았다.
이밖에 투손에서 훈련을 한 뒤 굳이 고척을 거쳐 공식 연습이 열리는 오사카로 갔어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 부분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해외에 머물다 잠시 국내에 들르는 걸 선호한다는 KBO 관계자의 설명도 있었다.
도쿄돔에서 치러지는 1라운드 일정에 대비해 그냥 고척에서 쭉 훈련을 하다 오사카로 넘어가는 게 옳았다는 의견, 아예 캠프를 일본의 오키나와 등 따뜻한 곳에 차리는 게 나았다는 의견 등이 있다. 대회 내내 피곤한 선수가 많았고, 그 피로도가 경기력에 악영향을 어느 정도 미쳤다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대표팀 선수들의 동선은 복잡했다. KBO의 실책이라고 봐야 한다.
[양의지(위), 곽빈(아래).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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