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호주 WBC 첫 8강 진출, 韓 1R 탈락 '굴욕' [MD도쿄]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박승환 기자]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가장 경계했던 호주가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로 확률을 노리던 한국과 체코는 1라운드에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호주 대표팀이 13일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B조 조별리그 4차전 체코 대표팀과 맞대결에서 8-3으로 승리, 8강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날 호주와 체코의 맞대결은 경기를 치는 국가들은 물론 한국에게도 매우 중요했다. 호주-체코전의 결과에 따라 한국의 8강 진출 가능성이 생길 수도 있었기 때문. 한국 입장에서는 체코가 최소 4실점을 기록한 뒤 호주를 잡아줄 경우 우여곡절 끝에 8강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적, 이변은 없었다. 호주가 무난하게 8강 진출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초반의 흐름은 호주가 잡았다. 호주는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알렉스 홀이 호주 선발 마틴 슈나이더의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형성된 초구 86.3마일(약 138.8km) 체인지업을 힘껏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후 양 팀은 외야수들의 호수비 퍼레이드를 바탕으로 팽팽한 투수전 양상의 전개를 이어갔다. 하지만 3회 균형이 맞춰졌다.

체코는 3회말 선두타자 페르트 지마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물꼬를 텄다. 그러자 호주는 흐름을 끊기 위해 선발 잭 올로클린을 내리고 미치 넌본을 투입했다. 하지만 넌본이 제구에 난조를 겪는 등 폭투를 연발하기 시작, 체코는 보이텍 멘식의 볼넷 등으로 만들어진 2사 1, 3루에서 에릭 소가드가 동점 적시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다시 한번 0의 행진을 그리던 경기는 호주 쪽으로 넘어갔다. 호주는 7회초 선두타자 로비 글렌디닝의 안타와 애런 화이트필드가 볼넷을 얻어내며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로건 웨이드가 체코의 마렉 미나릭의 4구째 체인지업을 공략,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폭발시켜 3-1로 간격을 벌렸다.

호주는 8회 공격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호주는 8회초 울리치 보야르스키가 볼넷을 얻어내며 선두타자가 살아나갔다. 그리고 후속타자 팀 케넬리의 안타로 만들어진 1, 3루에서 홀이 우익 선상으로 향하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려 5-1까지 달아났고, 글렌디닝이 승기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체코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체코는 8회말 보이텍 멘식의 안타, 소가드의 기습 번트 안타로 1, 2루 찬스를 잡았고, 마렉 클룹이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간격을 좁혔다. 그러나 9회초 호주가 2점을 보탰고, 9회말을 실점 없이 매듭지으며 마침표를 찍었다.

[호주가 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8-7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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