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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박승환 기자] 평가전에서의 갑작스러운 부상. 결국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고우석(LG 트윈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결국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대회를 마쳤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3일 최종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체코가 호주에게 4점 이상을 내준 뒤 승리했다면 한국이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호주가 체코를 6-1로 완파하면서, 이변과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그라운드 조차 밟아보지 못한 선수가 있다. 바로 고우석이다. 고우석은 지난해 61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는 등 '구원왕'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당당히 WBC 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고우석은 단 한 경기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고우석은 지난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당시 고우석은 위기 상황에 등판해 이닝을 매듭지은 후 다음 이닝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투구를 이어가던 중 갑작스럽게 목과 어깨 쪽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대표팀 트레이너가 직접 마운드에 올라 고우석이 불편함을 호소한 목과 어깨 쪽에 마사지를 해주는 등 응급조치에 나섰으나, 더이상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고우석도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며 "투구할 때 신경이 쓰였다.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고 상태를 전했다. 고우석은 하루가 지난 뒤 상태가 많이 호전됐으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WBC 조직위원회가 지정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진행했다. 그리고 다행히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고, 단순한 근육통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고우석은 도쿄라운드가 시작된 이후에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호주전에 앞서 "하루하루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매일 지켜보고 체크를 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 고우석의 등판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일본전을 앞두고도 "(오늘도) 조금 힘들 것 같다. 라운드가 올라가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석이 없는 대표팀의 뒷문은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헐거웠다. 한국은 호주전에서 4-2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뒷문에서만 6점을 헌납했다. 일본전은 처참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를 보기가 더욱 힘들 정도였다.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들이 족족 집중타를 맞거나, 볼넷, 사구로 자멸하는 모습이었다. 고우석이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고우석은 경기에 앞서 캐치볼을 하는 등 몸을 푸는 장면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지만, 끝내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최종 명단을 변경할 수도 없는 시점에서의 부상이 야속할 따름. 결국 고우석은 W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도 한 번도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2승 2패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고우석이 6일 오전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진행된 WBC 한국대표팀과 오릭스 버팔로스의 경기에서 7회말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 오사카(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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