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구를 위한 마당쇠였나.
한국야구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여정이 끝났다. 한국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과의 B조 최종전서 22-2로 대승, 조별리그를 2승2패로 마쳤다. 그러나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이전 국제대회 참사와 비교할 때, 타선이 안 터진 게 아니라,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이 여지 없이 느껴졌다. 투손~고척~오사카~일본으로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 투수들이 좀처럼 컨디션을 올리지 못했다. 전부 공인구를 미리 지급받고 예년보다 빨리 몸을 만들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투손 날씨마저 최악이었다.
또 특이한 건, 15명의 투수 중 전문 불펜은 5명 뿐이라는 점이다. 10명의 선발투수가 있는데, 불펜이 익숙지 않다 보니 WBC의 특수성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 와중에 몇몇은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고, 결국 이강철 감독은 몇몇 선수에게 의존하는 마운드 운용을 펼쳤다.
국제대회를 치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측면은 있다. 상대적으로 컨디션이 괜찮은 원태인, 정철원, 김원중이 조별리그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해야 했다. 원태인은 4⅓이닝 81구, 정철원은 1⅓이닝 33구, 김원중은 1⅔이닝 30구를 각각 소화했다. 원태인의 경우 7일 한신 타이거즈와의 평가전서 2이닝 27구를 소화한 걸 감안하면 7일간 4경기서 108구였다. 확실히 무리했다.
정철원과 김원중은 전문 불펜이다. 5일간 3경기에 등판해 이런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익숙한 측면이 있다. 다만, 시즌에 들어가지도 않은 시점인데다,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리한 측면도 있었다.
원태인은 선발투수인데 사실상 불펜투수와 같은 스케줄을 소화했다. 2경기는 두 번째 투수였고, 최종전서는 선발투수로 나갔다. 물론 이 감독이 원태인을 배려해 1이닝 26구만에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원태인으로선 이런 스케줄이 익숙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결과만 좋다면 피로도도 덜하고, 기분 좋게 다음 일정에 임할 수 있다. 누구나 힘들 각오는 하고 들어온 대표팀이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도 가득한 선수들이다. 다만, 호주전과 일본전 연패로 야구 팬들의 지탄을 받으면서, 노력이 묻힐 수밖에 없게 됐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야구 팬들은 원태인, 정철원, 김원중이 이번 대회서 고생했다는 건 알아줘야 한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위에서부터 원태인, 정철원, 김원중.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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