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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사람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다. 2019시즌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1시즌에는 최연소 통산 100홈런을 기록했고 39홈런을 때려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시즌에는 155안타 56홈런 134타점 타율 0.318 OPS 1.168로 홈런, 타점, 타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56홈런은 아시아인 최다 홈런 타이기록이다.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무라카미의 방망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침묵했다. 조별리그 4경기에서 1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타율 0.143으로 부진했다. 결국 무라카미는 이탈리아전에 4번타자가 아닌 5번타자로 출전했다.
일본은 16일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2라운드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했다.
5번타자로 내려온 무라카미는 맹활약했다. 3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타율을 0.235, OPS를 0.770까지 끌어올렸다.
무라카미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5회말부터 무라카미의 방망이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바뀐 투수 비니 니톨리의 초구를 받아쳐 1타점 적시 2루타를 기록했다. 이어 오카모토 카즈마의 2타점 적시 2루타 때 홈베이스를 밟았다. 5회초 이탈리아에 2점을 허용하며 4-2로 쫓기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기세를 꺾는 중요한 득점이었다.
무라카미는 7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겐다 소스케의 1타점 적시타로 득점했다.
일본 매체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경기 후 무라카미는 "패배하면 끝이다. 감독님 생각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쿠리야마 히데키 감독님은 이기기 위해 최고의 타순을 짰고 내게 말도 걸었다"며 "팀으로서 고정 4번타자가 있으면 더 좋은 팀이 될 것 같다. 4번타자에서 밀린 것에 대해 좀 더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무라카미가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이제스트'는 "다르빗슈 유는 언론에 이것은 야구다. 부진을 신경 써도 소용없다. 인생이 더 중요하다. 야구 정도로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무라카미는 "여러 감정이 있었다. 오랜만에 고통도 겪었다"며 "정말 사람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보람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이제스트'는 "주위의 응원을 받은 무라카미가 각성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팀 51안타 6홈런 46타점 47득점 타율 0.313 OPS 0.996이다. 무라카미까지 부활한다면 일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무라카미가 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 중국의 경기에서 사인을 보고 있다.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게티이미지코리아]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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