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가 세상에 공개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대표팀 데뷔전이 지난 24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열렸다. 상대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 한국은 2-0으로 리드하다 2-2 무승부로 마무리 지었다. 수비적인 문제점이 드러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클린스만 감독 데뷔작은 합격점에 가깝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이 약속한 공격축구가 그라운드에 펼쳐졌다. 빠른 템포와 적극적인 전방 패스를 앞세운 공격적 전술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위협적이었다. 클린스만 감독 축구의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역동성이었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 손흥민이 있었다. 그런데 이전 대표팀에서 보던 손흥민과 조금 달랐다. 역할이 달라진 것이다.
손흥민은 대부분 왼쪽 윙어로 포진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축구에는 다른 역할이 주어졌다. 바로 '셰도우 스트라이커'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조규성이 있고, 그 밑에 손흥민이 위치했다. 양쪽 날개는 정우영과 이재성이 담당했다. 일명 '센트럴 손'이다.
이 전술은 통했다. 매력적이었다. 위력적이었다. 결실도 만들었다. 손흥민은 중앙에서 더욱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활동 범위도 훨씬 더 넓어졌다. 중앙에 있다, 왼쪽, 오른쪽 등 가리지 않고 뛰어 다녔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 장점인 스피드는 물론, 드리블, 패스, 슈팅 모든 것이 다 됐다. 특히 최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압권이었다. 즉 손흥민이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욱 위협적인 선수로 재탄생한 것이다. 대표팀의 공격력도 더욱 매서워졌다.
손흥민은 골도 넣었다. 전반 10분 빈 골대를 향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전반 추가시간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직접 오른발로 때리며 골대 왼쪽 구석을 갈랐다.
첫 경기 만에 '센트럴 손'의 영향력과 경쟁력이 증명됐다. 성공작이다. 때문에 앞으로 클린스만호 전술에 '센트럴 손'은 핵심 전술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상황이었다.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에게 '슬럼프'가 왔다고 평가했다. 이런 손흥민에게 새로운 역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클린스만 감독의 '승부수'로 볼 수 있다. 이는 제대로 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데뷔전에서부터 손흥민 활용법을 제대로 익힌 셈이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이 골을 넣는 것은 항상 기쁜 일이다. 손흥민이 중앙이나 측면에서 활약하면서 다른 선수들과 로테이션을 통해 움직이며 골을 넣는다면 앞으로도 그런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면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은 슬럼프를 겪으며 고통을 받았던 제이든 산초가 복귀하자, 그에게 새로운 역할과 새로운 활력을 선사했다. 바로 윙어인 산초를 중앙에 배치하는, '센트럴 산초' 전술을 활용한 것이다. 풋볼리그컵 4강 노팅엄 포레스트전에 처음 사용했는데 내용과 결과 모두 잡았다.
당시 텐 하흐 감독은 산초의 중앙 배치에 대해 "이전에도 이런 훈련을 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밖으로 빼고, 팀에 다른 역학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나의 의도였다. 산초는 윙어로도 뛸 수 있고, 종종 그의 포지션을 섞어서 활용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전술이다. 훈련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흥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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