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26일 시범경기 고척 LG전 배터리 파트너는 신인 포수 김동헌이었다. 여러 의미가 있었다. 김동헌에게 KBO리그 최고투수의 공을 한번 받아보라는 의미가 있었고, 안우진도 베테랑 이지영의 도움을 받으며 경기를 풀어가다가, 김동헌과 호흡을 맞추며 경기를 리드해보라는 의도도 있었다고 봐야 한다.
안우진은 2018년 1차 지명자이자 1999년생이다. 6년차로서, 슬슬 1군에 후배들도 생길 시기다. 아직 중고참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막내는 벗어난 연차다. 안우진은 이날 경기 전 김동헌을 불러 구종 별 앉는 자세와 위치 등을 얘기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안우진은 초반에 LG 타자들에게 정타를 많이 내줬다. 알고 보니 김동헌이 패스트볼 위주의 볼배합을 한 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안우진은 절대 김동헌 탓을 하지 않았다. 등판 후 “지영 선배님은 변화구도 섞어가면서 던지는데, 동헌이는 직구 위주로 사인을 내더라. 3회부터 변화구도 섞어보자고 했는데 결과가 좋아졌다. 감독님이 동헌이를 붙인 이유도 생각해보면서 던졌다”라고 했다.
2회 2사 3루서 폭투로 1점을 내줬다. 이번 시범경기 3경기서 12이닝을 던지는 동안 유일한 실점이었다. 비록 안우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되긴 했지만, 김동헌의 블로킹 실수였다. 그렇게 어렵지 않은, 낮게 떨어지는 공이었는데 이지영이라면 충분히 블로킹했을 듯하다.
김동헌은 “공을 빠트린 건 내 실수인데 (안)우진이 형이 괜찮다고 말해줘서 그 뒤로 더 정신차리고 했다”라고 했다. 안우진도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고 신경 쓰지 마라고 했다”라고 했다. 정규시즌도 아니고, 굳이 신인포수의 기를 죽일 이유도 없었다.
김동헌은 “많이 긴장했는데 (안)우진이 형이 잘 이끌어주고 이야기도 많이 해줘서 괜찮아졌다. 시범경기동안 선배님들과 함께 뛰며 팀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다. 우진이 형의 공은 빠르기도 하지만 템포가 워낙 빨라 타자들이 치기 어려운 것 같다. 주자에 관계없이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점도 인상적이었다”라고 했다.
김동헌으로선 이 경기가 큰 경험이 됐을 것이다. 미래의 주전포수이자, 박동원(LG)을 KIA로 트레이드 할 때 얻어온 2라운드 지명권으로 택한, 상징적 카드다. 당시 고형욱 단장은 박동원을 통해 얻은 픽으로 꼭 좋은 신인포수를 지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동헌은 안우진과 호흡을 맞춰본 소중한 기억을 안고 시범경기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는 “타석에서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지만 카운트가 불리해지면 프로 수준의 결정구를 상대로 수싸움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다”라고 했다.
[김동헌(위), 안우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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