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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승부차기에서 춤을 추며 상대 선수의 슈팅을 막아낸 예지 두덱(50)이 새로 바뀐 규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축구 규정 및 방식을 결정하는 협의체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지난 25일(한국시간) “2023년 7월 1일부터 새로운 규정을 적용한다. 이제부터는 페널티킥(PK) 상황에서 골키퍼가 상대 공격수를 방해할 수 없다. 골대와 골망을 터치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전까지는 PK 상황에서 키커와 골키퍼 사이의 묘한 신경전이 흥미 요소 중 하나였다. 골키퍼들은 키커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을 걸며 “네가 어디로 찰지 다 알아”와 같은 말을 하곤 했다. 방방 뛰며 팔을 크게 휘젓고 춤을 추는 골키퍼도 있었다. 그게 바로 두덱이다.
두덱은 리버풀에서 뛰던 2004-0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AC밀란과 승부차기를 했다. 이때 두덱이 안드레아 피를로와 안드리 셰브첸코의 슈팅을 막아낸 덕에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두덱은 PK 규정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26일 ‘리버풀 에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PK를 방해하는 행위가 왜 안 되는가? 이해할 수 없다. 골키퍼는 PK를 막을 때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FAB는 매년 여러 규정을 새로 만든다. 하지만 골키퍼들이 금세 적응하곤 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만 봐도 알 수 있다. 많은 골키퍼들이 PK를 막았다. 정말 놀라운 선방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두덱은 2005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부차기를 회상했다. 그는 “결승전에 앞서 AC밀란 선수들의 PK 장면을 100번 넘게 돌려봤다. 각 선수들이 어떤 식으로 차는지 연구했다.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됐다”면서 “제이미 캐러거가 내게 와서 상대 키커들에게 부담을 주라고 했다. 승부차기가 되면 골키퍼보다 키커의 부담이 더 크다. 그 점을 이용했다”고 돌아봤다.
당시 승부차기에서 두덱에게 막힌 피를로는 자서전을 통해 “그날 멍청하게 춤을 추던 두덱 골키퍼 때문에 우리가 승부차기에서 졌다. 억울해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역겨웠다. 잠들 때까지 두덱과 리버풀 선수들이 떠올랐다”고 적었다.
[피를로와 두덱의 승부차기.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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