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키움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은 지금은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지만,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주전 유격수였다. 이후 타격에서 더 성장하지 못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버티지 못했고, 2020년 KBO리그에서도 한 차례 혹독한 실패를 맛봤다.
그런 러셀이 3년만에 KBO리그를 다시 노크했다. 키움은 러셀이 멕시코리그에서 타격 능력이 향상됐다고 믿고 영입했다. 기본적으로 야시엘 푸이그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아울러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떠난 뒤 불안했던 3유간을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임무도 추가됐다.
수비력은 여전히 좋은 편이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시범경기. 러셀은 진기명기급 수비를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1루. 김대한의 강습 타구를 2루 방면으로 벤트레그 슬라이딩, 원 바운드 처리했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고급수비.
그런데 다리를 펴는 순간 공이 글러브에서 빠져나갔다. 하지만, 다시 반전이 있었다. 러셀이 재빨리 눈치 채고 넘어지면서 글러브를 낀 왼손이 아닌 오른손으로 공을 낚아챘다. 이후 자연스럽게 그라운드에 비스듬하게 누워있는 자세가 됐고 러셀은 누워서 땅볼로 2루를 커버한 김혜성에게 송구,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실제로 땅볼 송구를 한 뒤 러셀은 순간적으로 그라운드에 대자로 뻗어 누워있었다. 러셀의 순발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장면.
이게 끝이 아니다. 2-1로 앞선 6회초에는 허경민의 타구가 투수 양현의 글러브에 맞고 유격수 방면으로 튀었다. 러셀은 2루에 바짝 붙어서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재빨리 움직였지만, 결과적으로 타구는 양현의 글러브에 의해 굴절됐다.
그래도 러셀은 타구를 맨손으로 잡은 뒤 재빨리 러닝 스로우로 연결했다. 타구 방향이 변해 미처 글러브에 넣을 시간까지는 없었던 것. 다만, 송구가 부정확해 악송구가 됐다. 하지만, 심판진은 러셀의 실책이 아닌 허경민의 내야안타로 기록했다. 그만큼 까다로운 타구였다는 의미다.
러셀은 타석에선 조금씩 살아나는 기색이 보인다. 24일 고척 삼성전서 3안타, 25일 고척 LG전서 2안타를 날렸다. 그러나 26일 고척 LG전과 27일 고척 두산전서는 다시 침묵했다. 중간성적은 31타수 8안타 타율 0.258 1홈런 6타점.
[러셀. 사진 = 고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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