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올 시즌 KIA 마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왼손투수들의 득세다. 양현종과 이의리, 두 선발진 ‘굳은자’를 제외하고도 특급신인 윤영철과 군 복무를 마친 김기훈이 선발진 경쟁을 벌였다. 여기에 불펜에는 왼손 풍년이 불었다. FA 박동원의 보상선수 김대유, 잠수함 2호 곽도규, 환골탈태한 2년차 최지민, 무명의 김유신까지. 2022시즌에 외롭게 분투한 이준영이 더 이상 외롭지 않아도 된다.
이들 중 실제로 몇 명이나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지 지켜봐야 한다. 분명한 건 트리플J의 의존도가 크게 낮아질 조짐이라는 점이다. 트리플J는 시범경기서 고전한 것 같지만, 여전히 KIA 필승계투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
마무리 정해영은 대체 불가 자원이다.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서 살짝 삐끗했다. 28일 부산 KIA전서 9회말 2사 1루에 롯데 고승민에게 끝내기 우월 투런포를 맞았다. 한 가운데로 들어간, 명백한 실투였다. 시범경기 6경기서 1세이브 1패 평균자책점 4.76.
그래도 막판 두 경기를 제외하면 4경기서 1점도 내주지 않는 깔끔한 투구를 했다. 올 시즌 정해영은 타이거즈 클로저 최초로 3년 연속 30세이브를 노리며, 최연소 통산 100세이브 돌파에도 도전한다. 건강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전상현은 6경기서 1승3홀드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지만, 사실 1경기만 빼놓고 5경기서 무실점했다. 3경기 연속 무실점하다 21일 광주 LG전서 1.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렸지만, 이후 두 경기서 1이닝 무실점하며 컨디션 조율을 마쳤다.
전상현은 어깨와 팔꿈치 통증으로 이미 공백기를 가져본 경험이 있다. 올 시즌에도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든든한 왼손 불펜이 많이 생긴 게 오히려 좋을 수 있다. 그만큼 부담을 덜어낼 수 있고, 실제로 피로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장현식은 5월을 목표로 재활 중이다. 구단의 배려로 함평 재활 캠프에서 컨디션을 올리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이동, 더 따뜻한 곳에서 공을 던지기도 했다. 이미 라이브피칭도 했고, 예상보다 빨리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
김종국 감독은 수 차례 불펜 구성은 투구 유형이 아닌 개개인의 경쟁력을 최우선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극단적으로 불펜에 왼손투수만 잔뜩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 그러나 실질적으로 마무리 정해영으로 가는 과정에 매 경기 우투수가 배치되지 않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전상현의 건강과 퍼포먼스, 장현식의 복귀 및 기량 발휘가 중요한 변수다.
장현식이 5월에 본격적으로 재가동되면, 트리플J도 재결성되고 KIA 불펜도 짜임새가 더 좋아질 수 있다. 시범경기서 김대유 등 일부 왼손 불펜이 부진했는데, 두꺼워진 뎁스의 힘이 개개인의 컨디션 회복 시간도 충분히 벌어줄 전망이다.
[위에서부터 정해영, 전상현, 장현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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